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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고달프지만 좋은 이유
5월이 고달프지만 좋은 이유
  • 승인 2008.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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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기념일 잇따라 서민 호주머니 걱정 역사적 사건도 점철 신구세대 갈등 해소 밝은 미래 설계하자”
5월이 왔다. 나는 5월이 오면 ‘리메이크 5월’을 생각한다.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역사적 사건들로 점철된 현장을 생생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또 5월은 베고픈 시절, 시집간 딸의 끼니를 걱정하든 그 보릿고개가 바로 5월이다.

한 많고 서러움으로 가득한 그 옛적의 5월이 생각나고 작금에는 각종 기념일이 잇따라 이어져 신·구세대가 자리를 가장 많이 갖는 달이기도 하다.

5월은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또 입양의 날, 성년의 날 등 그야말로 기념일 천지다. 게다가 5월은 결혼이 몰리는 달로 월급봉투가 두둑한 가장이라도 허리가 휠 지경인 마(魔)의 달이다.

옛적에는 서울 모 여대에서 갖는 연례행사인 ‘메이퀸’ 선발행사로 장안은 물론, 전국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다. 봄의 절정기며 향연장인 5월이 아쉽다는 것은 봄이 스쳐지나가듯 빠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 백화점에서 만난 한 가장이 말한 가정의 달 5월은 ‘가장이 힘든 달’이라는 표현이 새삼 생각난다. 오죽 힘들고 어깨가 무거우면 그런 말이 나왔겠나 싶겠지만 곱씹을 만한 여운을 남겼다. 이는 경기침체는 계속되는데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어 선물 부담이 큰 탓 때문이다. 올해는 더할 것이란 생각에 그 가장의 얼굴이 새삼 기억난다.

그러나 이 땅에 살고 있는 가장들은 짊어진 짐을 조금이라도 덜 생각일랑 말고 선물을 주고받는 이벤트성 행사에서 탈피, 사랑과 애정이 깃들고 세대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의 달로 삼아야 할 것이다.

5월이면 가정과 직장 학교에서 신·구세대가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장 많이 갖게 된다. 이는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는 5월이 고달프지만 그래도 좋다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세대 간의 진지한 대화는 꼭 요구된다. 이는 가정과 직장은 말할 것도 없지만 역사와 사회에 대한 이해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5월은 5·16 군사정변, 5·17 비상계엄확대,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구세대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역사적 사건들이 많다. 이를 함께 대화함으로 신세대들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도 구세대의 책무다.

물론 구세대들 간에도 5월의 역사적 사건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 기억의 폐쇄성과 편협성을 지우고 젊은 세대, 가족 간에도 과거의 5월을 얘기하는 것은 신·구세대가 책임의식을 갖고 함께 현재와 미래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세대는 자신들 기억만을 신세대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또 신세대는 역사와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도 역사의 장으로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우리사회가 이만큼 괄목상대하게 바뀐 것은 역사적 진전이 얼마나 힘겹게 이뤄졌는지를 알고 미래를 향한 이정표로 삼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짓밟혔고 어떤 과정을 거쳐 회복됐는지를 드러내주는 중요한 5월이 왔기 때문에 더욱 5월의 소중함을 느껴야 한다.

구세대의 경험과 신세대의 감각이 효율적으로 융합되어 우리의 삶과 질을 높일 수 있는 지혜를 모울 수 있는 달이 5월이다.

리메이크는 다양성을 없애고 창작성이 결여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지만 신세대에 맞게 리메이크되어 즐겨 부르는 그 노래가 구세대에게는 추억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세대 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의사소통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세대 간의 공감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있는 수단은 중요하다. 리메이크 된 추억의 노래를 다함께 부르면서 우리는 5월의 소중함을 느껴야 할 것이다. 5월을 맞아 즐겁게 어울리고 진지하게 토론하며 신·구세대가 공감하는 5월이 되도록 하자. 시대 공감의 폭이 넓어질수록 가정, 사회 등 모든 난제의 해결도 앞당겨 질 것이다.

리메이크 5월을 그리며 리메이크 된 추억의 노래를 신·구세대가 다함께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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