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5:44 (금)
국민의 신뢰를 받는 집권당이 되려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집권당이 되려면
  • 승인 2008.07.07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나라당이 집권 후 처음 열린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을 새 대표로 뽑고 새출발을 다짐했다.

친 이명박 대통령계의 원로로 꼽히는 박 대표가 당권을 잡음에 따라 일단 이 대통령의 당 친정체제가 구축된 셈이다.

또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 4명 중 2명이 친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어서 당과 청와대의 ‘소통’이 전보다 원활해지고 양측의 포괄적 협력관계가 잘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박 대표의 그동안 정치경륜과 유연성 등을 감안해볼 때 당내 화합은 물론 청와대, 정부 및 야당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박 대표가 당선소감을 말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것이 현 혼란과 위기의 원인”이라며 “한나라당이 얘기하는 것을 국민이 믿도록 하겠다”고 한 약속을 우리는 믿고 싶다.

그러나 집권당 새 지도부 앞에 놓인 총체적 위기국면은 웬만한 각오로는 넘기 힘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시급한 세가지 숙제가 박 대표의 지도력을 기다리고 있다.

첫번째는 쇠고기 파동으로 시작돼 촛불집회와 노조 파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국가위기 상황을 수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와 정부는 물론 야당과도 소통의 폭을 넓히고 함께 해법을 짜내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박 대표의 경우 친 이명박계라고 해서 청와대에 할 말을 못하고 당에 대한 청와대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비록 원외이지만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원로들의 지원을 받는 주류인 만큼 청와대쪽에 대통령과 다른 의견이나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정부에는 민심과 동떨어진 정책이 나오지 않도록 협의하고 견제하는 등 집권당 대표로서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적절히 행사해야 이 난국을 수습할 수 있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대표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두번째는 정국 정상화의 책임이다. 국회는 18대 국회 임기 1개월이 넘도록 국회의장조차 선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원구성은 더욱 시기를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가 아무리 경제살리기를 위한 각종 대책을 수립해도 국회가 민생입법을 통해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주지 않으면 정책을 실시할 수 없다.

또 정부와 별도로 경제회복을 위한 각종 대책을 국회도 내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야당 의원들을 국회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국회를 정상화할 1차적인 책임은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집권당에 있다.

국정은 여당 혼자 이끌어나갈 수 없다는 것을 한나라당도 10년의 야당생활에서 깨닫지 않았는가.

야당은 말 그대로 함께 가야 할 국정의 동반자이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대선 경선 이후 계속 남아있는 친이(이명박)-친박(박근혜)간 갈등의 해소도 빠를수록 좋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양측의 세대결 논란이 제기됐고 일부 후보의 줄세우기 시비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고된 상태다.

특히 정몽준 후보 지지자들을 비롯해 박 대표의 반대편에 섰던 인사들을 끌어안는 포용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박 대표가 “당내에서 이명박계와 박근혜계라는 말이 사라지도록 하겠다” “당내에는 화합, 국민에게는 신뢰를 강조하고 싶다”고 약속한 것처럼 화합의 리더로서 정치경륜에 걸맞은 지도력을 발휘해주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