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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정치인과 학자
[발언대] 정치인과 학자
  • 승인 2008.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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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정치학자였던 고 이용희 박사는 “세상이 망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미래에 대하여 장밋빛으로 말하는 것이 정치인의 속성이라면, 세상이 순탄하게 잘 돌아가고 있을지라도 끊임없이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비판을 쏟아내는 것이 학자의 도리이다”라고 하였다.

이 표현만큼 정치인의 인기 영합적인 속성을 잘 드러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국가나 선출직 공직자들이 국민들을 위하여 내놓은 이른바 ‘민생 법안’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어려운 이웃들에게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인지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하여 마련된 비정규직 보호법이 지난 6월 30일로 시행 1주년을 맞이 하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사용자측은 늘어나는 임금의 부담과 함께 이 법안이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한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호소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비정규직의 집단해고와 외주화의 양산이라는 부작용이 심각하므로 악용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안의 취지야 나무랄 데가 없겠지만, 노사 양측 모두에게서 환영받고 있지 못하고있다.

실제로 중소규모의 사업장에서는 정규직 채용이 오히려 줄어들게 됨으로써 고용의 확대와 안정이라는 원래의 기대는 역으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국회나 지방의회에서 만들어진 숱하게 많은 법안이나 조례의 실효성과 법리적인 측면에서의 타당성들을 솔직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힘들게 살아가는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뭔가를 하고자 하는 가슴 뜨거운 열정이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내려면, 반드시 지극히 냉정하고 논리적인 사고의 단계와 현실 검증의 과정을 거쳐야만 하한다.

결코 순간의 인기나 어려운 정치적 국면의 전환을 위하여 졸속으로 만들어져서는 아니 된다는 단순한 진실을 존중해야 한다.

세상이 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대중들의 입에 쓴 소리도 할 줄 알고, 표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나 그 지역의 발전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가로막고 나설 줄 아는 그런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도의회 의원으로서의 임기가 이제 막 반환점을 도는 이 시점에서, 가슴은 뜨겁고 머리는 차가운, 그래서 이성과 감성을 두루 갖춘 올곧은 정치인이 되기 위하여 더욱 정진해 갈 것을 스스로 다짐해본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두루 만족하고 행복한 사회를 앞당기는 실효성 있는 법안과 조례 제정을 위해 공부하고 고민하는 정치인이 될 것을 지면을 빌어 약속한다.

이유갑 경남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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