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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새 지도부에 기대한다
민주당 새 지도부에 기대한다
  • 승인 2008.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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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야당인 민주당의 미래를 이끌고 갈 새 대표가 선출됐다. 4선인 정세균씨가 임기 2년의 새 대표로 당선돼 당 최고의결기구를 구성하는 최고위원 5명과 함께 국민 앞에 새 출발의 의지를 다졌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편 가르기와 상대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가뜩이나 광우병 정국에 파묻혀 주목받지 못한 야당의 전당대회를 국민의 관심권 밖으로 밀어내기도 했지만 이제는 내부 분열과 갈등을 수습하고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중차대한 시기라는 점에서 국민의 기대가 크다.

‘단일성 집단체제’ 형식으로 당 대표에게 이전보다 강화된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든가 정세균 신임대표가 대표 수락연설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점 등으로 미뤄 우리는 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이 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당 새 지도부가 출항의 닻을 올렸지만 당 안팎의 숱한 현안은 앞길이 그다지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럴수록 민주당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이런 난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하고 싶다.

먼저 당 내부적으로 대통합민주신당과 구 민주당 세력의 갈등으로 전당대회 직전까지 ‘지분싸움’을 넘어 사분오열 양상을 보여온 당내 갈등이 잘 수습될 것인지 국민은 주목하고 있다.

물리적 결합에 머물렀던 당내 세력구도를 진정한 화합으로 승화시켜 흩어진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화합형 리더’로 ‘통합’에 당의 핵심 가치를 두고 있는 정세균 대표의 향후 역할에 기대와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작업은 물론 대표 혼자만의 리더십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결코 아니다.

신당파와 구민주계, 386그룹 등 각 계파를 대표해 선출된 최고위원 5명 역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의 구성원인 만큼 민주당호의 순항에 물심양면 협조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한 것이다.

대외적으로 당장 시급한 것은 민주당의 국회 등원이다. 등원을 통해 쇠고기 정국을 푸는 데도 민주당은 제1 야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대안야당의 떳떳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쇠고기 수입 협상 미숙이 발단이 된 촛불집회가 2개월 이상 지속되는데다 고유가와 국제 원자재값 폭등 등으로 내우외환의 대한민국 경제는 위기 국면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제1 야당마저 장외투쟁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국회 기능이 마비된지 이미 오래다. 18대 국회는 첫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헌정 60년 사상 처음으로 ‘개원 국회’에서 국회의장조차 선출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하다 막을 내렸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국민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냉철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세 속에서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10%대에 머문 것은 국민이 민주당을 대안 세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선과 총선에서 잇단 참패를 당하고도 건전한 정책야당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은 뒷전인 채 시류에 떠밀려 갈팡질팡하거나 중심축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이 이런 결과를 자초한 것이다.

다행스럽게 지난 주말의 촛불집회를 마지막으로 민주당 내부에서 ‘등원 필요성’에 대한 강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내주 중엔 정상적인 국회 개원이 이루어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한나라당도 민주당이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이나 쇠고기 국정조사 등에 대해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런 희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민과 함께 변화와 혁신의 길을 걷고,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좋은 정당,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신임 대표의 발언이 어느 때보다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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