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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원유가 대책은 어디에?
치솟는 원유가 대책은 어디에?
  • 승인 2008.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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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치솟는 원유가는 사상 최고의 태풍으로 한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중앙정부는 물론 경남도 등의 고유가 비상대책에 ‘비상’이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오일쇼크 기준유가인 150달러에 이르면 비상대책을 발동한다는 계획이다. 그때를 기다릴 게 따로 있다. 지금 곧 비상대책이 발동돼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서 비롯된 촛불은 끝이 없다. 각종 경제지표는 온통 적색 경보음이 켜져 경제여건은 악화일로다.

한마디로 7·4·7의 꿈은 4·4·4의 공포가 덮쳐 한국경제가 무서운 속도로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물론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이 그 원인이다. 이로 인해 시작된 경기둔화, 내수침체, 경상수지 적자, 고용위축 등이 이어져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뛰어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7%의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 경제 강국을 내건 공약이 성장률, 물가, 실업률 동반 4%대의 공포가 엄습,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의 침체 속으로 빠져드는 꼴이다. 물가와 성장의 역전 현상은 2003년 카드 사태이후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첩첩산중이다. 당시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3.5%로 성장률 3.1%보다 높았다.

올해 상반기 무역수자는 57억1,500만 달러를 기록,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무역수지가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 최대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문제는 고유가 및 고원자재 값에서 비롯됐다. 지난 6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난 374억3,3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입은 고유가 등으로 32.3% 급증한 377억1,700만 달러 때문이다.

올 상반기 전체 무역수지도 수출은 20.5%나 증가했는데 반해 고유가로 인한 수입액이 급증, 적자를 낸 것이다. 치솟는 원유 가격은 무역수지에 이어 경제성장률까지 갉아먹고 있다.

고유가로 인한 경제위기에도 정부는 유가가 150달러(두바이유 기준)와 170달러를 넘을 경우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일 현재 두바이 유가는 140달러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그때를 기다릴 게 따로 있다. 위기가 코앞으로 닥쳤는데 굳이 150달러 때까지 기다려야 할 이유가 뭔가.

우리나라의 에너지 과다소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간 1,000억 달러의 세계 제5위 석유수입국이 무색할 정도로 출·퇴근시간대 통행차량의 80%가 ‘나 홀로’차량이다.

백화점 등은 겉옷을 걸쳐야 할 정도다. 유흥업소 네온사인은 불야성을 이루고 심야영업이 판을 치고 있다. 점심시간대 공공기관 사무실 전등 소등도 형식적이다. 유가의 고공행진은 딴 나라 이야긴가 싶을 정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오일쇼크 기준유가인 150달러에 때를 맞춰야만 하는가를 되묻고 싶다. 상황이 이런데도 석유 소비와 수입을 관장하는 지식경제부는 고유가에 대비한 담화문 한마디 없다. 이래서는 안 된다. 찜질방 유흥업소 등의 에너지 사용 제한, 가로등 및 옥외조명 제한 등 뜸들일 여유가 없다.

당장 공공부문의 차량 부제 운행, 사무실 냉난방 온도 및 조명 조절 조치 등을 시행해야 한다. 특히 각급 기관은 대형화한 차량 사용을 자제하고 셔틀버스나 대중교통 이용을 솔선해야 한다.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과 백화점, 대형 건물 등의 냉방 하한온도도 올려야 한다.

정부의 비상대책은 전 국민의 에너지 절약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이고 실천가능하게 추진돼야 한다. 에너지 대책은 단기간 내 해결될 정책의 성격의 아니다. 따라서 정부가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만 에너지 절감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이고 실행토록 할 수 있다. 또 원자력발전소 증설, 재생 및 대체 에너지 개발 등 중장기 대책도 요구된다. 임기응변식 전시행정으로는 오일쇼크 위기를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쇠고기 파문 등 사회갈등을 하루빨리 매듭짓고 국민적 에너지를 경제 살리기에 모으는 통합적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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