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 최근 마산·창원시와 함안군의 통합 제의와 관련, 불볕더위에 무슨 뚱딴지같은 제의냐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는 경남도의 축인 수부도시 창원과 접한 마산, 진해시가 연담생활권으로 지난 수십 년간 통합론이 제기되는 등 소모전으로 일관, 사라진 얘기가 또 다시 불쑥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마산시의 제의가 일면 타당성이 있는 것 같지만 지역 단체장이 통합논의 대상인 상대 시장, 군수와 한마디 협의도 없이 공개적으로 제의한 것을 두고 시큰둥한 반응과 함께 그 배경이 뭐냐는 것에 궁금증을 두었을 뿐 달리 아무것도 없다.
한마다로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황철곤 마산 시장의 제의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이 상대 시·군의 입장이었다. 물론 마산을 다시 재생시키고 통합으로 신 발전 동력을 얻고자 제의한 통합 문제는 상대 지역인 창원시와 함안군이 화답을 않아 수포로 돌아갔다.
최근 들어 마산시는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한 비전에도 불구, 각종 행정 동력이 활기를 잃고 민원이 끊이질 않는 등 현안이 제대로 추진되는 것이 없다 할 정도다.
이런 가운데 나 홀로 통합을 제의한 것과 관련, 뭔 말이냐는 것이 지배적 여론이었다. 황 마산시장의 이번 제의는 마산, 창원, 진해 등 3개시의 오랜 통합론에서 진해를 뺀 함안군이란 것 외는 무슨 제안을 해도 합목적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이는 인접한 시·군과의 통합제의에 앞서 각종 행정의 현안이나 시, 군민을 위한 공동협의체 구성이면 몰라도 독단적 통합제의는 메아리 없는 혼자만의 목소리에 그쳤기 때문이다.
황 시장은 최근 창원시를 향해 “마창대교 개통으로 두 도시가 물리적으로 가까워졌다”라고 말하고 “마산 창원은 생태적으로 하나”임을 강조, 인근 함안군을 편입한 도농 통합 형식의 ‘2시1군 통합’을 전격 제의했다.
이를 위해 황 시장은 3개 시·군이 모여 사전준비를 하도록 “행정협의체를 구성할 것”도 제안했다. 그러면 과연 마창대교 개통이 전격제의의 배경이냐를 두고도 논란이 있다.
이 제안도 발걸음이 천리라고 사전 지역단체장과의 교감도 없이 불쑥 나온 것 자체가 난센스다. 이는 민선시대에 누가 먼저 제안한 것 자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들러리를 싫어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완수 창원 시장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정 통합을 희망한다면 실천적 과제가 우선”이라며 그 기초가 될 수 있는 마산→창원→진해를 연결하는 “마창진교통공단부터 설립 운영하자”면서 사실상 통합 제안을 거부했다.
함안군 역시 전형적 부농지역으로서 친환경 전원도시를 꿈꾸는 마당에 두 도시의 뒤치다꺼리나 할 바엔 독립군으로 남는 것이 좋다며 아예 대꾸조차 않았다.
이 때문에 황시장의 제의는 숱한 의혹만 남긴 채 일과성에 그쳤다. 지방 정가는 이 문제를 제의한 황 시장을 향해 ‘임기 2년도 채 못 남긴 처지에서 향후 포석을 위한 통합 제안’이란 비난과 함께 부작용만 남겼다.
한 시민단체는 황 시장 제의를 “예년과 같은(지난 80년 마산 창원 진해시 통합론) 단발 적이고 일방적인 개인의 주장으로 간주한다”면서 “지역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진정성이 결여된 정치적 필요에 따른 실패작”이라 논평했다. 시민의 참여와 공론 속에 이뤄져야 할 문제를 단독의 공개적 주장을 전유물로 생각한 것 자체가 문제다. 불필요한 오해와 자기모순만 드러낸 이번 통합제의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원맨쇼에 그친 결과만 가져왔을 뿐이다. 한마디로 행정책임자는 좌면우고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