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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마산·함안 통합 ‘웬 뚱단지’
창원·마산·함안 통합 ‘웬 뚱단지’
  • 승인 2008.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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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 국가적 대사인 행정구역의 통폐합을 한낮 쇼로 생각했는가. 필요성이 아무리 강조되어도 독단적 행동은 정치적 수식어에 그칠 뿐이다. 그것도 통합을 전제로 한 해당 시·군과는 단 한마디 교감이 없이 불쑥 제의했다는 것은 통합을 제의하면서도 ‘안 되면 말고 식’인 것이다. 특히 고시출신으로 오랜 공직을 경험한 경남 제 2의 도시인 마산시장의 중책을 감안하면 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상대 시장, 군수는 물론, 시민 등을 불쾌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경남은 최근 마산·창원시와 함안군의 통합 제의와 관련, 불볕더위에 무슨 뚱딴지같은 제의냐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는 경남도의 축인 수부도시 창원과 접한 마산, 진해시가 연담생활권으로 지난 수십 년간 통합론이 제기되는 등 소모전으로 일관, 사라진 얘기가 또 다시 불쑥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마산시의 제의가 일면 타당성이 있는 것 같지만 지역 단체장이 통합논의 대상인 상대 시장, 군수와 한마디 협의도 없이 공개적으로 제의한 것을 두고 시큰둥한 반응과 함께 그 배경이 뭐냐는 것에 궁금증을 두었을 뿐 달리 아무것도 없다.

한마다로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황철곤 마산 시장의 제의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이 상대 시·군의 입장이었다. 물론 마산을 다시 재생시키고 통합으로 신 발전 동력을 얻고자 제의한 통합 문제는 상대 지역인 창원시와 함안군이 화답을 않아 수포로 돌아갔다.

최근 들어 마산시는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한 비전에도 불구, 각종 행정 동력이 활기를 잃고 민원이 끊이질 않는 등 현안이 제대로 추진되는 것이 없다 할 정도다.

이런 가운데 나 홀로 통합을 제의한 것과 관련, 뭔 말이냐는 것이 지배적 여론이었다. 황 마산시장의 이번 제의는 마산, 창원, 진해 등 3개시의 오랜 통합론에서 진해를 뺀 함안군이란 것 외는 무슨 제안을 해도 합목적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이는 인접한 시·군과의 통합제의에 앞서 각종 행정의 현안이나 시, 군민을 위한 공동협의체 구성이면 몰라도 독단적 통합제의는 메아리 없는 혼자만의 목소리에 그쳤기 때문이다.

황 시장은 최근 창원시를 향해 “마창대교 개통으로 두 도시가 물리적으로 가까워졌다”라고 말하고 “마산 창원은 생태적으로 하나”임을 강조, 인근 함안군을 편입한 도농 통합 형식의 ‘2시1군 통합’을 전격 제의했다.

이를 위해 황 시장은 3개 시·군이 모여 사전준비를 하도록 “행정협의체를 구성할 것”도 제안했다. 그러면 과연 마창대교 개통이 전격제의의 배경이냐를 두고도 논란이 있다.

이 제안도 발걸음이 천리라고 사전 지역단체장과의 교감도 없이 불쑥 나온 것 자체가 난센스다. 이는 민선시대에 누가 먼저 제안한 것 자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들러리를 싫어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완수 창원 시장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정 통합을 희망한다면 실천적 과제가 우선”이라며 그 기초가 될 수 있는 마산→창원→진해를 연결하는 “마창진교통공단부터 설립 운영하자”면서 사실상 통합 제안을 거부했다.

함안군 역시 전형적 부농지역으로서 친환경 전원도시를 꿈꾸는 마당에 두 도시의 뒤치다꺼리나 할 바엔 독립군으로 남는 것이 좋다며 아예 대꾸조차 않았다.

이 때문에 황시장의 제의는 숱한 의혹만 남긴 채 일과성에 그쳤다. 지방 정가는 이 문제를 제의한 황 시장을 향해 ‘임기 2년도 채 못 남긴 처지에서 향후 포석을 위한 통합 제안’이란 비난과 함께 부작용만 남겼다.

한 시민단체는 황 시장 제의를 “예년과 같은(지난 80년 마산 창원 진해시 통합론) 단발 적이고 일방적인 개인의 주장으로 간주한다”면서 “지역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진정성이 결여된 정치적 필요에 따른 실패작”이라 논평했다. 시민의 참여와 공론 속에 이뤄져야 할 문제를 단독의 공개적 주장을 전유물로 생각한 것 자체가 문제다. 불필요한 오해와 자기모순만 드러낸 이번 통합제의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원맨쇼에 그친 결과만 가져왔을 뿐이다. 한마디로 행정책임자는 좌면우고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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