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03:03 (수)
경제암흑기 어떻게 살아남을 건가
경제암흑기 어떻게 살아남을 건가
  • 승인 2008.10.26 1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장률이 3년 만에 다시 3%대로 추락한 것은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암흑기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어쩌다 한 번 미끄러진 게 아니라 적어도 당분간은 저성장 기조가 굳어진다는 얘기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도 성장률을 언급하면서 "4%는 어렵지만 3%대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 대비 3.9% 성장에 그쳤다.

지난 2005년 2분기의 3.5% 이후 최악으로 올 1분기 5.8%, 2분기 4.8%에 이어 급격한 하강세다.

전분기 대비로는 2004년 3분기의 0.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0.6% 성장에 머물렀다.

고유가로 무역손실이 크게 늘어나면서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분기 대비 3.0% 감소해 환란의 와중인 1998년 1분기의 마이너스 8.7%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DI가 줄어든다는 것은 국민의 호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나빠진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생산과 투자와 소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빨간불 투성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각각 0.4%와 0.2%에 그쳤고 건설업은 2.4% 감소에서 1.5%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전분기 실적이 워낙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다.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 역시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실질 GDI 감소와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소비와 투자가 더욱 위축되며 성장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마저 부진해 전분기 대비 1.8% 감소로 돌아섰고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 8.1%는 작년 3분기 이후 첫 한 자릿수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전망에서 하반기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평균 0.8%로 예상했으나 실제 경기는 훨씬 빠르게 가라앉고 있는 셈이다.

각종 경제지표는 웬만하면 환란 이후 최악이지만 체감경기는 환란 때보다 못하다는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요즈음 미국발(發) 금융 위기의 여파로 국내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금융 위기의 고비를 넘기더라도 혹독한 실물 침체가 오랫동안 깊이 진행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심지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경제에 먹구름이 짙게 낀 가운데 내수기반이 무너지고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 2%대 성장도 각오해야 한다는 암울한 시나리오까지도 나오는 실정이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무엇보다도 국론 통일이 시급하다. 온 국민이 똘똘 뭉치면 사상 초유의 위기였던 IMF 사태도 거뜬히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체도 없는 광우병 괴담으로 국정이 몇 달씩 마미되는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정치권부터 국가적 위기 앞에선 여야가 따로 없다는 인식 아래 솔선수범해야 한다.

환율정책 실패 같은 시행착오를 또 되풀이해서는 곤란하다.

과감한 인프라시설 투자로 경기 침체를 막고 일자리를 늘리는 한편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층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이 요긴하다.

획기적 규제 완화로 기업하기 좋은 풍토를 조성하고 ‘세금폭탄’을 하루빨리 제거해 주택시장을 살려내야 한다.

아울러 작금의 금융 위기가 기업의 신용 위기로 전이돼 성장동력을 망가뜨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건전성 규제를 신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