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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이야기
전생 이야기
  • 승인 2009.06.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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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동
인제대 외래교수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누구나 가지게 된다. 인간이란 존재가 존엄하기에 전생이나 내생에 대해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독교인이면서 전생 전문가인 벵슨의 전생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 벵슨은 한국은 비범하고 특별한 영적 운명의 나라로 한국인이 지닌 영성의 힘은 엄청나다고 했다.

 이것은 한국이 지닌 과거의 모든 질병을 치유하고도 남을 영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불행하고 힘든 과거를 벗어나 황금빛 미래로 들어가는 영혼의 운명과 같다고 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세계에서 제일 높고 전직 대통령까지 자살을 해야 하는 사회로, 학업성적으로 인하여 중학생 자매가 동반 자살을 한 일이 또 일어났다. 자살을 하는 경우에는 억울함과 절망감, 우울한 정서가 대부분 작용한다고 한다.

 이런 자살하는 사람들의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안타까움과 함께 우리 사회도 억울한 일들이 사라지는 합리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동시에 인간은 무엇이고 전생과 내생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글을 쓰게 한다.

 삼국유사에 보면 김유신의 전생은 점을 치는 사람이었다. 당시 고구려에 자연이변이 일어나 그 원인을 왕비의 나쁜 짓에 기인한다는 이야기를 왕에게 하게 되고, 이를 두려워한 왕은 함에 쥐를 1마리 넣어두고, 무엇이며 몇 마리인가를 질문하여 맞추지 못하면 죽인다고 하였는데, 새끼를 배어서 쥐가 모두 8마리라고 하였지만 결국 죽임을 당하게 된다.

 나중에 쥐의 배를 가르니까 새끼가 7마리가 있었다. 죽으면서 이 나라를 멸망시키는 장군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하였고, 결국 고구려를 멸망하는 역할을 김유신은 하게 된다.

 김대성의 전생은 아주 가난한 집의 아이로 태어났다. 이렇게 가난한 것은 전생에 착한 일을 하지 못한 연유라고 하면서 어머니에게 어려운 형편에도 보시를 하게하였고 얼마 뒤 죽게 된다. 다시 재상 김문량의 아들로 태어나, 불국사는 현생의 부모를 석굴암은 전생의 부모를 기리며 창건했다는 일화도 삼국유사에 있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불가에 귀의한 미국인 현각스님은 어떤 음악만 들으면 저절로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응이 되어 궁금했는데, 나중에 이 음악이 우리나라 애국가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연유가 현각스님은 전생에 독립운동을 하다 일본인의 총에 맞아 죽으면서 다음 생에는 강한 나라에 태어나 이 나라를 위해 다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결의를 하였다는 것을 전생을 잘 아는 스님이 알려 준 일화도 있다.

 오래 전 인도에서 공부를 한 스님이 인도의 부자 집을 내왕하게 되었는데, 그 집에는 문지기가 있었고, 주인은 이 문지기를 동물처럼 학대하였다고 한다. “수행을 하는 나도 당신의 처지라면 참지 못하겠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느냐”고 하니까, “주인은 전생의 업이 좋아서 현생이 이렇게 좋지만 자신은 전생에 좋지 못한 일을 많이 하여 이렇게 사는 것은 당연하며, 주인은 자신의 현생의 업을 더욱 나은 것이 되도록 시험하여 좋게 하는 것으로, 이 주인의 업이 나빠질 것이 걱정이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인간은 누구든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언젠가는 돌아가게 된다. 한 때의 부귀영화는 죽음 앞에서는 덧없는 것으로 지위고하나 빈부 등에 차별이 없는 것이 사후의 세계이다. 얼마만큼 인간답게 인간의 존엄성을 잘 지키면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아가는가가 중요한 일이다. 전직 대통령이 화장을 하고 조그만 비석만 두게 하라는 유언에서 좋은 배움을 얻게 된다. 이 분의 뜻이 국가발전에 바람직하게 작용될 수 있도록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면서 반성과 화합 속에서 바람직한 국가발전의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즉사(生卽死) 사즉생(死卽生) 생중사(生中死) 사중생(死中生)’이라는 말처럼 죽을 각오로 어떤 일을 극복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회생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인간세상이다.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을 보고 여대생이 자살한 일이 일어났는데 더 이상 모방 자살이나 인간의 존엄성을 유린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겠다.
 우리 사회도 억울한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법이 엄정하고 공정하게 집행되어 사악한 자들이 징치가 되어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희망이 있는 선진사회가 되어야 하겠다. 억울함이 줄어들고 합리적인 사회가 되면 자살도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해결방안이 자살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자살이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로 종교적인 관점이나 업보라는 면에서 보아도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헌동 인제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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