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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회복의 불씨를 살리자
내수 회복의 불씨를 살리자
  • 승인 2009.06.07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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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얼어붙었던 내수가 풀리는 조짐이다.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지갑을 열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5월 신용카드 사용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8.7% 증가, 1월의 3.9% 증가 이후 소폭이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내수 지표라 할 수 있는 백화점 매출과 자동차 판매도 지난달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5월 한 달간 작년보다 점포당 7~8% 정도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는 노후 차량에 대한 세금 감면에 힘입어 15.3%나 증가했다.

 소비가 꿈틀거리는 모습은 심리지표의 개선에서 확인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5로 기준치 100을 넘어섰다.

 소비자들이 지금보다는 앞으로 생활형편이나 경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기준치를 넘어선 것은 작년 초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도 올해 3분기부터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110으로 나타났다. 21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고 한다.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천만 다행스런일이다.

 국민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민간소비의 진작 없이 경기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소비 증가가 일시에 그치지 않고 탄탄한 흐름을 보여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지금의 소비증가가 경기 회복의 확실한 신호라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수출과 고용, 기업투자 등 경제를 떠받치는 다른 요인들은 찬바람이 세게 불고 있고 세계 경제 상황도 아직은 이렇다할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 감소가 좀체 멈추지 않고 있으며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 속락으로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되는 형국이다.

 산업용 에너지 소비가 많은 터에 연초 3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는 어느새 70달러대를 위협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물가 인상을 초래해 경제안정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에서의 대형 금융사고 등 돌발변수가 발생하면 꿈틀대던 소비심리가 다시 얼어붙기 십상이다.

 그래서 경기 회복을 섣불리 낙관하는 잘못을 범해선 안 된다.

 내수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진행중인 일부 대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차질없이 이뤄져야 한다.

 경기가 풀린다고 생각하고 기업의 군살을 빼는 수술 받기를 회피한다거나 시늉으로만 구조조정하는 척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 가능성도 차단해야 한다.

 저금리와 과잉유동성 문제로 인기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언제라도 급변동할 수 있는 만큼 투기가 발붙이지 않도록 정부 당국의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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