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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의료] 수술 상처 줄이고 정밀하게 ‘복강경수술’
[건강과의료] 수술 상처 줄이고 정밀하게 ‘복강경수술’
  • 승인 2009.08.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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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삼용
김해굿모닝대홍병원 원장
 지난 주말에 갑작스레 걸려온 어머니의 전화로 인해 깜짝 놀랐다. 며칠전부터 복통이 있었는데 갈수록 아픈 게 심해져서 병원에 갔더니 맹장염이라고 수술을 하잔다고 한다.

 명색이 아들이 외과의사인데 배가 아프면 나한테 먼저 얘기하시면 될 일을 끝까지 숨기다가 수술 이야기를 듣고서야 전화를 하신다.

 혹시나 예순이 넘었는데 대장암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어 CT검사를 해야하나 고민이 됐다.

 일단 병원으로 모셔서 진찰을 하니 불행중 다행으로 맹장염이다.

 하지만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터져서 복막염이 될 수도 있는 상태였다.

 사실 나의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적에 공장일 하시다가 오른손가락 끝마디를 4개나 잃으셨다.

 그 후로는 어머니는 어딜 가시든지 손을 보이기 싫어 조심하는 편인데 역시나 수술을 해야 한다니 수술실에서 손을 어떻게 감추나 고민부터 하신다.

 붕대 감은 손은 수술에 지장을 주지 않으니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안심을 시켰는데, 어머니는 복부에 생긴 수술상처로 인해 앞으로 목욕탕에 가시는 것도 꺼려하실까 걱정이다.

 사람이 한평생을 살다보면 이러저러한 일로 몸에 상처가 생기는 일이 많다.

 때로는 켈로이드성 체질로 인해 작은 상처가 크게 부풀려져서 정말 보기 싫은 상처가 될 수도 있고 또는 큰 수술로 인해 목욕탕 출입이 힘들 정도로 두드러지게 큰 상처가 남을 수도 있다.

 이러한 수술 상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성형외과에서만 한 것은 아니다. 바로 복강경수술이 최근 십수년간 외과의 발전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복강경수술이란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특수 카메라가 부착된 복강경과 비디오 모니터를 통해 배를 절개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낸 뒤, 복강경을 집어넣어 레이저나 특수전기술 등 특별히 고안된 기구를 이용해 하는 수술을 말한다.

 복강경수술의 장점은 수술상처가 작아 미용상 아주 좋고, 수술후 회복기간이 짧고, 통증이나 출혈이 적으며 그로인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술중에는 확대된 영상을 통해 미세한 병변까지도 놓치지 않고, 또한 손이 닿지 않는 부위까지 기구가 들어가 더욱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진 것이다.

 나의 수련 시절 때마침 외과분야에서 복강경수술이 보편화되기 시작할 무렵이라서 복강경담낭절제술을 정식으로 수련받았다.

 그 당시 개복 담낭절제술과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비교하는 논문이 많았는데 그 결과 아주 큰 차이가 있었다.

 물론 초창기에는 복강경수술이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어느정도 숙달이 된 후에는 개복술에 비해서 수술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짧은 시간내에 수술이 마치기도 하였고, 수술후 회복기에서는 정말 큰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어느덧 수련의 생활을 마치고 종합병원에 외과과장으로 재임해 있을 때에는 한층더 발전해 4공식에서 3공식으로 복강경담낭절제술이 가능하였고 요즘에는 아예 1공식으로 개발된 제품도 있다.

 그리고 담낭절제술 뿐만 아니라 맹장수술, 탈장수술, 신장적출술, 비장적출술, 간절제술 외에도 각종 복강내 암수술을 포함한 여러가지 고난도의 수술에도 이용되는 등 외과수술의 혁명이 되고있다.

 물론 외과 외에도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에서도 대부분의 수술들이 복강경수술로 가능한 것으로 알고있다.

 비록 나의 어머니께서는 그런 혜택을 못누리시고 개복술을 받으셨지만, 다른 누군가의 가족에게는 가능한 최고의 의료혜택을 받으시도록 애쓰는 게 의사의 도리이며 의무라고 여기며 오늘도 복강경수술 비디오를 들여다 본다.

천삼용 굿모닝대홍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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