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23:55 (목)
산청에 가고 싶다
산청에 가고 싶다
  • 원경복 기자
  • 승인 2010.09.08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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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벗삼아 걸으면 “또 다른 세상길”
▲  산청은 지리산 길을 걷는 둘레꾼들의 명소다.

■ 명소 ①  방곡~수철마을 둘레길

삼나무 숲ㆍ야생화 ‘별천지’ … 상사폭포 서면 시름 ‘싹’

 마냥 걷고 싶은 계절이 온다. 백두대간을 걷는 ‘대간꾼’, 제주 올레길을 걷는 ‘올레꾼’을 잇는 ‘둘레꾼’. 지리산 길을 걷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동의보감의 고장 산청이 둘레꾼들의 걷기여행 명소가 되고 있다.

 전라도 구례와 남원, 경상도의 하동, 함양 그리고 산청을 아우르고 있는 지리산 둘레길 코스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꼽히는 5코스 길이 산청에 있다. 바로 산청 방곡마을에서 수철마을까지, 제주도의 올레길도 유명하다지만 우거진 숲 속을 걷는 산길에 비교할 수 있을까.

 산청군 금서면 수철 마을을 시작으로 함양 동강에 이르기까지 약 11.9km, 지리산 둘레길 제 5구간인 산청 구간은 금서면의 수철, 쌍재, 방곡 마을을 아우른다.

 지리산둘레길 동강에서 수철구간은 지리산의 또 다른 아픔이 서린 곳. 한국전쟁 중 양민학살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산청ㆍ함양사건 추모공원이 그것을 말해준다.

 아픔을 씻듯 계곡물을 건너면 산길이 시작되면서 또 다른 세상의 길이 펼쳐진다. 길도 같은 길이 아니다. 팽이나무와 삼나무 숲으로 우거진 지리산의 청명함과 싸리꽃, 금낭화 같은 아름다운 야생화들은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지리산둘레길 산청구간은 남다른 멋과 스토리가 있다. 산청구간은 상사폭포의 힘찬 물줄기에서 시작되는 계곡 물소리와 함께하는 물소리길이다. 둘레길 구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상사폭포에 발을 담그면 일상생활의 피로와 시름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상사폭포에서 휴식을 취한 후 쌍재로 향한다. 쌍재는 약초를 재배하는 한 농가만이 마을을 지키며, 주막을 열어 막걸리 한 사발과 손두부로 쉼터가 돼주고 있다.

 산불감시초소에 오르면 양쪽으로 탁 트여있는 전망으로 왼쪽으로 산청읍내 전체가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지리산 동북부 능선들이 그림 같은 조망을 연출하며, 참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다보면 고동재에 이른다. 왕산과 필봉을 바라보며 임도를 따라 3.5㎞를 걷다보면 완만한 산줄기에 둘러싸인 수철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가야왕국이 마지막으로 쇠를 구웠다는 전설이 있는 수철마을은 지리산 둘레길의 또 다른 연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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