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5:27 (화)
잇몸병 방치땐 전신질환 `적신호`
잇몸병 방치땐 전신질환 `적신호`
  • 정미영 기자
  • 승인 2011.02.21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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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원인 치태ㆍ치석 제거… 입냄새 심할땐 의심
▲ e-좋은중앙병원 치과진료센터 김현주 과장이 치주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통증 없어도 정기검진ㆍ스케일링 받는 것이 좋아

 우리나라 성인들에게 가장 흔한 질병은 무엇일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에 따르면 감기로 병원을 찾은 경우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잇몸 질환이다. 문제는 잇몸병이 전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실제 잇몸의 세균이 혈관을 침투해 협심증, 뇌 질환, 당뇨, 폐렴 발병의 원인이 되며,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 가능성을 높인다는 보고가 발표됐다.
 김해 장유 e-좋은중앙병원 치과진료센터 김현주 과장을 찾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잇몸병에 대해 알아봤다.

 

 △입속 세균이 주원인= 김해시 장유면 율하리에 사는 주부 윤서분(51)씨는 최근 잇몸이 붓고 통증이 계속되는 고통을 이기다 못해 치과를 찾았다.
 통증이 발생한 초기에는 단순한 치통으로 여기고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칫솔질을 할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나고, 두통이 찾아와 견디기 힘들었다.
 "머리도 아프고 그러다 보니 턱관절도 아프고 제대로 먹지 못하니까 스트레스도 쌓이고,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치과 의사를 찾은 윤씨의 병명은 이른바 치주질환. 치조골이 무너질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김현주 과장은 "윤씨처럼 잇몸 관리를 제대로 못해 치주병을 앓는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잇몸병이 심해지면 세균이 잇몸 속 혈관으로 침투해 심혈관계 질환이나 폐질환 등 각종 질환의 발병률을 높이는 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입 냄새 심하면 잇몸병 의심을  = 잇몸병에는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된 치은염, 잇몸과 잇몸 뼈 주변까지 진행된 치주염이 포함된다.
 초기 잇몸병인 치은염은 아직 치조골(이가 박혀 있는 뼈)까지는 세균이 감염되지 않은 상태로 잇몸에서 피가 나며, 잇몸 색깔이 분홍색이 아닌 붉은 기운이 많아진다.
 또 잇몸이 근질근질하거나 입 냄새가 심해지면 의심해봐야 하는데, 치은염은 비교적 회복이 빠르고 양치질 습관을 바꾸거나 약물 등으로 쉽게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풍치라 불리는 치주염은 치아와 치조골을 연결하는 치주 인대와 치조골까지 염증이 깊이 퍼진 상태를 말한다.
 초기에는 잇몸이 뻐근하거나 이가 들뜨는 느낌 정도로 시작되지만, 중기 이상 진행되면 치조골이 서서히 녹기 시작하여 음식물을 씹을 때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잇몸약 복용 등 `자가 치료` 위험= 우리 신체에서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이 입 안이다.
 특히 침과 음식물 찌꺼기 때문에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곳에는 많은 세균이 번식하는데 이들이 쌓여 치태가 형성된다. 이 치태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단단해져 잇몸 질환의 주요 원인인 치석으로 변하는 것이다.
 잇몸 뿌리까지 치석이 쌓이면 이뿌리가 드러나기도 하고, 잇몸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일단 치석이 생기면 칫솔질만으로는 제거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모든 잇몸 치료가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김현주 과장은 일반인들이 자가 치료를 통해 잇몸 질환을 다스리려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잇몸이 부은 것은 치은염이나 치주염이 발생했다는 신호기 때문에 자가 치료를 통해 부기가 가라앉았다 해도 반드시 병원에서 검진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약국에서 파는 잇몸 약은 일시적으로 염증을 줄이거나 통증을 완화해주는 보조 치료제일 뿐, 잇몸 질환의 근본 원인인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지 못한다.

▲ 잇몸병은 심한 통증 없이도 질환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검진과 주기적인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잇몸병, 전신 건강에 영향 미쳐= 문제는 잇몸병이 전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김 과장은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혈액을 통해 혈관에 들어가 손상을 입히고 혈당 조절을 방해해서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3배나 높다"며 "치명적인 심장 발작이 발생할 확률은 1.5∼2배, 뇌졸중은 3배 정도 높다"고 강조했다.
 입 안에 세균이 들어오면 방어 작용으로 백혈구가 많이 생기는데, 이로 인해 혈전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생기고,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올 수 있다는 것.
 이밖에 8개월 만에 사산된 태아를 부검한 결과 태아의 혈액과 위에서 엄마의 구강 내 잇몸 염증을 유발한 세균이 검출됐다는 보고도 있다. 산모의 혈류를 타고 들어간 치주염 박테리아가 세균 감염을 일으킨 것이다.
 여성들은 특히 임신과 출산 과정을 겪으며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나 잇몸 질환을 앓을 확률이 높아지므로 임신 전에 구강 검진을 하는 것이 필요하며, 염증이 생기기 쉬운 사랑니는 미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 부득이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안정기로 접어드는 4∼6개월 때가 바람직하다.
 당뇨 합병증으로 치주 질환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당뇨 환자는 침의 당 성분이 높아 구강 내 세균 번식이 활발해지고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잇몸이 구강 내 나쁜 세균의 영향을 받기 쉬운 여건이다.
 △정기적인 스케일링만으로 예방 가능= 잇몸 질환을 방지하기 위한 첫째 수칙은 양치질이다. 식사나 간식 후 3분 안에 올바른 방법으로 양치질을 하는 것만으로도 잇몸 질환을 예방ㆍ개선할 수 있다.
 양치질 방법은 부드러운 칫솔로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3~4분가량 꼼꼼하게 닦고, 칫솔은 1~3개월에 한 번씩 교환해야 한다.
 잇몸 질환이 없을 경우에는 일반모를 사용해도 괜찮지만, 치주 질환이 심한 경우에는 미세모를 쓰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해 치아 사이와 칫솔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말끔히 닦아야 치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김현주 과장은 "잇몸병은 심한 통증 없이도 질환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도는 정기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며 "치주 질환이 있다면 3~6개월에 한 번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e-좋은중앙병원 치과진료센터 김현주 과장
도움말= e-좋은중앙병원  치과진료센터 김현주 과장
 정리 = 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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