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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스타탄생 꿈 이루며 종영
'드림하이', 스타탄생 꿈 이루며 종영
  • 경남매일
  • 승인 2011.03.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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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볼거리 선사..구성 아쉬워

톱스타 배용준과 박진영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KBS 2TV 월화드라마 '드림하이'가 막을 내렸다.

   1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드림하이' 마지막 회는 전국 기준 17.2%, 수도권 기준 18.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기린예고 학생들의 7년 후 미래가 그려지며 베일에 가려졌던 스타 K가 삼동(김수현)이었음이 밝혀졌다.

   방송 전부터 두 톱스타의 만남과 아이돌 가수의 대거 출연으로 눈길을 끈 '드림하이'는 속 빈 강정이 아니냐는 초반의 우려를 딛고 방송 5회 만에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서며 음악과 이야기가 결합한 버라이어티 드라마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평균 시청률은 20%에 못 미쳐 시청률 면에서 소위 말하는 중박 드라마에 그쳤다. 타깃 시청층인 10~20대는 불러모았지만 시청률 확대에 결정적인 성인 시청층 공략에는 실패했다는 증거다.

◇음악+이야기로 '보는 재미' 선사 = 호흡이 짧은 이야기와 널뛰기식 전개에도 불구하고 '드림하이'에는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으는 매력이 있었다.

   각양각색의 캐릭터와 코믹한 에피소드, 아이돌 스타의 연기 대결, 다채로운 공연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공연은 극중에서 단순한 볼거리뿐 아니라 캐릭터의 정서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됐다.

   학생들이 마음을 담은 음악이 무엇인지 깨닫는 과정은 친구를 위한 길거리 공연 장면으로 표현됐고 청력이상을 알게 된 삼동의 절망은 홍대클럽에서 인디밴드가 들려준 '절룩거리네'에 담겼다.

   극중 상황과 맞물린 이들 장면은 때로는 서정적으로 때로는 발랄하게 캐릭터의 정서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연출돼 감동을 자아냈다.

   그러나 기린예고 입학식 공연이나 교내 쇼케이스, 댄스경연대회 등은 가요 프로의 화려한 연출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드라마 외적으로는 출연진들이 부른 '섬데이' '메이비' '드리밍' 등 OST 수록곡들이 음원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버라이어티 드라마로서 이름값을 했다.

◇아이돌 연기 '기대 이상' = '드림하이'가 초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던 데는 아이돌 스타들이 기대 이상의 몫을 해줬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그룹 미쓰에이의 배수지는 여주인공 혜미를 연기하며 신인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초반 무미건조한 대사톤과 경직된 표정으로 연기력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캐릭터와 일치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호평받았다.

   역시 '드림하이'가 데뷔작인 아이유와 2PM의 장우영은 알콩달콩한 커플 연기를 선보이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연기 경험이 있는 2PM의 옥택연은 기존의 '짐승돌' 이미지에 부합하는 반항아 진국 역을 무리없이 소화했고 티아라의 함은정은 아역 배우 출신답게 아이돌 배우 중 가장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영어교사 양진만 역의 박진영은 연기가 처음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청스럽게 배역을 소화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래 주연급 출연진 중 유일한 비(非)아이돌 출신인 배우 김수현은 단연 돋보이는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순수한 시골 소년에서 시련을 극복한 뮤지션으로 성장해가는 삼동의 모습을 호소력 있는 눈빛과 안정적인 사투리 연기, 다채로운 표정으로 실감나게 표현했다. 가수 못지않은 노래와 춤 실력도 캐릭터에 현실감을 더했다.

◇시트콤 같은 잔재미 선사..산만한 구성 아쉬워 = '드림하이'는 출연진의 이야기를 시트콤처럼 에피소드 위주로 구성해 기존 정극과 차별화했다.

   딱히 주인공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주조연들의 이야기가 매회 다양하게 펼쳐졌고 예고라는 배경에 걸맞게 '노래 전달력 기르기' '음감테스트' 등 새로운 도전 과제들이 끊임없이 등장했다.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꿈을 향해 도전하라'는 메시지가 일관되게 담겼다. 여기에 애니메이션과 패러디, 상상 장면 등을 곳곳에 배치해 경쾌함을 더했다.

   그러나 에피소드에 치중하다보니 큰 줄기의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역효과가 났다.

   주연들의 이야기에 집중할라치면 치고 나오는 조연들의 에피소드는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긴 했지만 극중 몰입도를 높이는 데는 걸림돌이 됐다.

   등장인물들의 비중이 비등비등한 상황에서 극 초반 복선들을 곳곳에 배치하다보니 풀어야할 이야기가 점점 쌓여가 널뛰기식 전개가 종종 빚어졌다.
마지막 회도 정하명(배용준) 이사장이 특채생들을 알게 된 배경과 그룹 K가 해체하게 된 과정 등이 풀리지 않은 채 급하게 마무리됐다는 인상을 남겼다.

   '드림하이'가 시청률 면에서 같은 청소년물인 '꽃보다 남자'나 '공부의 신'과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한 데는 이 같은 구성상 한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음악을 통한 볼거리와 이야기, 두 부분으로 비중이 나뉜 데다 산만한 구성이 이야기의 집중도를 해치면서 이야기에 익숙한 성인층을 사로잡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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