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은 절친했던 세 친구 사이에 균열이 생기면서 일어난 충격적 일을 파헤쳐서 보여주는 영화로 빼어난 연출력과 사실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이제훈은 `약탈자들` `친구 사이?`를 비롯해 독립영화를 여러 편 했지만 장편영화의 주연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당연히 부담이 컸다고 했다.
이제훈은 "나를 보여주지 못했을 때 연기를 계속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면서 "긴 러닝타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나오는 건 이게 처음인데 사람들에게 내 모습을 각인시킨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캐릭터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 그래서 연기를 더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면서 "이번에는 오랫동안 준비했고 영화 속 캐릭터로 산 시간이 오래가면서 빨리 끝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심리적으로 기복이 심하고 갇혀 있는 힘든 상태로 있다 보니 끝나고 나서 해방감이 있었지만,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데도 오래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틀에 박힌 딱딱한 연기를 피하려고 했다고 한다. 상대 배우의 말을 잘 들으라는 윤성현 감독의 말을 깊이 새겼다고 했다.
"준비된 대사가 있지만, 상대방의 말에 전혀 반응이 안 되면 표현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어요. 다른 반응이 있으면 똑같이 할 필요 없고 다르게 하라고 했죠. 이번 영화에서는 계산을 철저하게 배제했어요. 저도 제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 없었죠. 그런 게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와 닿지 않았나 싶어요" 윤성현 감독은 촬영이 없을 때도 기태에 몰입하도록 독하게 몰아붙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