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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생각한 간결한 `절제의 맛`
건강을 생각한 간결한 `절제의 맛`
  • 오태영,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3.23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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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사찰 음식 현대인 입맛 맞게 조리방법 고수

창원의 맛

 창원ㆍ마산ㆍ진해 세 도시가 모여 통합 창원시가 된 후 시민들의 입맛 기준은 어떻게 변했을까. 여전히 미식가들의 발걸음은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맛나는 음식점으로 몰린다. 자연 맛으로 미식가를 유혹하는 전통음식과 횟집을 신문지상에 펼쳐 놨다.

 용호동 바루

▲ 10여가지의 재료를 넣은 밥을 연잎에 싸서 쪄 내놓는 바루의 연잎밥. 연밥은 가슴두근거림, 어지럼증, 불면증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건강을 생각한 간결한 `절제의 맛`

전통사찰 음식 현대인 입맛 맞게 조리방법 고수
10여가지 재료 넣은 연잎밥 등 마음까지 `경건`

 문을 들어서면 은은한 당귀차의 깊은 향내가 코를 즐겁게 한다. 사찰음식을 먹을 수 있는 약선요리전문점 `바루`다.
 절 음식그릇을 일컫는 바루라는 이름의 이 음식점은 전통 절 음식 조리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코스요리와 일품요리로 나눠지지만 어떤 음식을 주문하든 절음식의 간결 담백한 맛을 두루 맛 볼 수 있다.
 인공조미료는 물론 일체의 자연조미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건강을 우선 생각하고 음식을 통해 절제와 감사를 느낄 수 있도록 식단이 꾸려져 먹는 이로 하여금 절로 경건한 마음까지 들게 하는 곳이다.
 취미와 호기심에서 2003년 통도사 1년짜리 사찰음식과정을 수료하고 어쩌다 식당까지 차리게 된 주인장은 창원시 용호동에서 5년째 식당운영을 하고 있다.
 코스요리에는 잣죽, 과일ㆍ들깨드레싱, 카레야채전, 우엉버섯잡채, 도토리묵, 단호박조림, 국수말이, 콩고기 더덕생채, 수수부꾸미, 자연송이마구이, 인삼무침 등 전통사찰음식에다 유일한 육류음식인 연잎삼겹살보쌈 등을 맛 볼 수 있다.
 콩고기는 대두와 양파, 버섯, 야채로 고기 맛을 살린 음식으로 더덕의 알싸한 맛과 어우러져 담백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고기를 피하고 싶은 현대인의 입맛에 맞도록 고단백 닭고기맛을 낸다.
 밥으로는 영양밥, 연잎밥, 송이밥 등이 준비돼 있다. 영양밥은 콩, 다시마, 밤 등 10여가지의 재료를 넣어 치자물로 밥을 만들었다. 연잎밥도 10여가지의 재료를 넣은 밥을 연잎에 싸서 쪄 내놓는다. 치자물은 관절에, 연밥은 가슴두근거림, 어지럼증, 불면증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일품요리에는 반찬으로 코다리, 콩나물, 콩잎, 머위나물, 취나물, 감장아찌, 콩비지, 김, 깨순, 다시마부각, 야채전 등 15여가지가 나온다.
 음식재료는 울릉도, 지리산, 하동 등지에서 가져온 산지특산물을 사용한다.
 보리차 대신 숭늉이 나오고 식후 대추, 박하, 둥글레, 계피를 넣어 만든 당귀차로 입을 헹구면 절음식의 진맛을 다 보게 된다.
 사찰음식전문점답게 정직함과 깨끗함을 모토로 정갈하고 건강한 음식이 이 집의 자랑이자 멋이다.
 코스요리 2만 5천원~5만 원, 송이밥정식 2만 원, 연잎밥정식 1만 5천원, 영양밥정식 1만 원, 더덕콩고기샐러드 3만 원, 연잎삼겹살수육 3만 원.
 창원시 용호동 구 도지사관사 맞은편. 284-8620.

 

 팔용동 미래횟집

▲  회의 맛은 무엇보다 칼질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미래횟집은 전통일식방식 횟감 처리로 꼬들하고 담백한 횟감 맛을 내는 것이 일품이다.

꼬들하고 담백한 회 맛보세요

통영서 직접 물차로 가져온 100% 자연산
홍어ㆍ피조개 등 15가지 부속요리 "일품이야"

 넘치는 게 횟집이지만 `미래횟집`은 남다른 멋과 맛을 자랑한다.
 우선 직접 운행하는 물차로 통영에서 가져오는 횟감부터가 다르다. 이 집은 100% 자연산을 고집한다.
 물론 횟감이 달릴 경우 예외적으로 양식장 횟감을 쓰기도 하나 그럴 경우 자연산이 아님을 밝히기 때문에 속을 염려는 없다.
 횟감 어종도 참돔에서부터 통영에서 가져올 수 있는 자연산 횟감은 전부 취급한다.
 회의 맛은 무엇보다 칼질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 횟감을 다루는 솜씨도 일반 횟집과는 다르다.
 횟감의 변질을 막기위해 수시로 찬물에 손을 식혀가며 빠른 시간안에 마무리 짓는 것이 관건. 이 집은 이 원칙을 철두철미하게 지킨다. 여기다 비늘을 친 다음 생선껍질을 1~2초간 뜨거운 물로 살짝 데치는 전통일식방식 횟감 처리로 꼬들하고 담백한 횟감 맛을 내는 것이 일품이다.
 횟집의 맛은 회외에도 부속요리가 달라야 한다. 전라도 목포에서 중매인과 직접 연결해 공급받는 홍어를 5일 정도 숙성시켜 익숙치 않은 사람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맛을 낸다.
 땅콩버터에 피클로 맛을 낸 연어보쌈과 가오리찜, 생선구이, 양념게장 등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부속요리가 아니다. 일품요리로서도 손색없는 맛과 양을 자랑한다. 통영에서 머구리작업으로 잡은 피조개 회도 덤으로 내놓는다.
 모듬회가 6만 원, 8만 원, 10만 원으로 가격만 보면 비싼 것 같으나 맛과 양, 특히 부속요리로 나오는 15여가지 음식은 상쇄하고도 남는다.
 특히 5인 기준으로 차려지는 스페셜(12만 원)은 20여가지 부속요리로 다른 횟집에 비해서도 결코 비싸지 않다.
 이밖에도 계절요리로 나오는 도다리쑥국, 멍게비빔밥과 물회, 회덮밥, 회 정식도 점심시간에 먹기 딱이다. 전복회, 전복구이, 산낙지, 개불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창원시 팔용동 34-10 미래웨딩캐슬 빌딩 1층. 261-9296.

 

다시 찾아가고 싶은 ` 한우`집

 소개할 맛 집은 두 곳 다 `한우`집이다. 언제부턴가 `한우는 비싸다`는 인식이 생겨버렸다. 그래서 한 번 가려면 제대로 된 집을 골라야 한다. 창원에서 다시 찾아가고 싶을 만큼 맛있는 한우 고기집을 꼽아봤다.

 

 용호동 중앙정

▲ 중앙정 상차림.


20년간 한결같은 명품 한우 맛

선홍색 고기, `입에서 녹는다`는 말 실감
우거지된장 소면ㆍ홍시 셔벗 별미에 만족

 귀한 손님을 대접하려면 제대로 된 불고기집을 찾아야 한다. 그 중 한우 불고기로 접대하거나 아니면 대접을 받아 만족하길 바란다면 창원시 성산구 `중앙정`을 가면 된다. 이미 내로라하는 창원의 미식가들이 `맛이 일품`이라는 후한 점수를 매겨 놓았기 때문.
 고기가 부드러우며 맛있는 이유는 정점순(54) 대표가 20여년을 한결같이 매일 유통단지에서 직접 고기를 부위별로 선별해 가져오기 때문이다. 돌판 위에서 살짝 익혀 육즙이 남아있는 고기와 신선한 야채가 어우러져 입 속에서 만들어 내는 맛은 환상적이다. "입에서 녹는다"는 말이 중앙정 고기를 먹으면 딱 실감난다.

▲  중앙정의 한우고기는 선홍색을 띠어 눈이 먼저 행복하고, 돌판에서 지글거리며 피어오르는 냄새는 후각을 자극하고, 한 입 가득 고기를 넣었을 때 입 속에서 퍼지는 맛은 즐거움을 더한다.
 진짜 맛있는 한우고기는 시각과 후각, 미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중앙정의 한우고기는 매일 들여오기 때문에 선홍색을 띠어 눈이 먼저 행복하다. 그리고 돌판에서 지글거리며 피어오르는 냄새는 후각을 자극하고, 한 입 가득 고기를 넣었을 때 입 속에서 퍼지는 맛은 즐거움을 더한다. 중앙정에서 한우 고기를 먹으면 3가지 감각을 만족시킬 수 있어 한 번 찾은 손님은 반드시 또 찾게 된다.
 야채류 또한 정 대표가 북면일대 텃밭에서 직접 재배해서 무공해라 향이 향긋하고, 밑반찬은 친정어머니의 토속음식 손맛을 전수 받아 더 없이 맛이 깊다. 고기를 먹은 후 식사로 내놓는 우거지 된장 소면은 그 맛이 너무 좋아 아무리 배불러도 한 그릇씩 다 비운다.
 또한 다른 식당에서는 맛볼 수 없는 홍시 셔벗이 나온다. 고기를 먹은 후에 먹는 홍시 셔벗은 개운함을 주고 숙취 해소에 더없이 좋다고 정 대표는 귀띔했다.

안거미(토시살)ㆍ생등심ㆍ안창 120g 2만4천원, 부채살 120g 2만2천원.

의창구 용호동 27-7번지 원빌딩 2층. 284-5303.

 

 명서동   옹고집식육식당

▲ 옹고집 상차림.


깊은 맛에 눈과 입 휘둥그레

신선한 고기 육즙의 감칠맛 그대로
칼칼하고 시원한 물김치로 여운 정리

 명서동에 가면 `옹고집 식육식당`이 있다. 보통 고기집하면 연상되는 집과는 달리 다소 촌스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집은 음식을 먹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진다.
 김해 주촌면과 어방동에서 매일 실어나르는 A+ 등급 이상의 한우만을 고집하는 이 곳은 젊은 주인 형제가 직접 고기를 발굴해 내놓는 소 생갈비살과 소 양념갈비살이 전문이다. 한우의 깊는 맛과 신선한 육즙의 감칠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 옹고집 식육식당 한우는 깊는 맛과 신선한 육즙의 감칠맛이 손님을 매료시킨다. 거기다 배추를 숙성시켜 살얼음과 함께 냉면그릇에 한가득 내놓는 물김치는 이 집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고 있다.
 이 집을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물김치. 배추를 숙성시켜 살얼음과 함께 냉면그릇에 한가득 내놓는 물김치는 앉은 자리에서 세그릇을 뚝딱 해치울 정도로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먹어본 사람들은 "진짜 맛있다"고 감탄한다.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생갈비살에서 느껴지는 고기맛의 여운을 물김치로 깔끔히 정리되는 듯한 맛에 손님들이 발길을 뿌리치지 못한다.
 된장찌개도 단연 압권이다. 직접 담근 재래식 된장에 메주콩을 삶아 갈아 만든 메주를 섞어 조리한 된장찌개는 소 갈비살과 고추장이 함께 들어간다. 쌀과 보리를 2:1로 섞은 밥을 된장찌개에 비벼 먹으면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
 서민적 대폿집 분위기가 살짝 느껴지는 식당내부는 의자식 원탁과 일반탁자로 이뤄져 있고 테라스에서도 고기를 즐길 수 있다.
 된장찌개가 싫으면 국밥을 먹어도 좋다. 한우사골육수로 끓여 전통장터국밥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다만 갈비양지 1.5Kg으로 30인분만 한정판매하는 관계로 낮시간에만 맛볼 수 있다.

소생갈비ㆍ소양념갈비 100g 1만5천원, 된장찌개 2천원, 냉면 5천원.

명서동 건설회관과 금복주 사이 모비딕 빌딩 1층. 277-8745.

 

오태영ㆍ류한열 기자 / 사진 =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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