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3:54 (목)
반골(反骨)
반골(反骨)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6.06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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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단독 회동했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만남이니 큰 관심을 받은 건 당연하다. 두 사람이 만나 현재의 정치상황과 국가미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겠지만 이 회동 이후 친이과 친박의 권력구도 변화에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권세나 권위에 타협하지 않고 저항하는 기골을 이르는 말이 반골(거꾸로 反, 뼈 骨)이다. 삼국시대 촉(蜀)나라에 용맹하고 지략이 뛰어난 위연(魏然)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위연을 두고 유비와 제갈량의 평가는 엇갈렸다. 유비는 그를 장수로서의 능력을 인정해 한중(漢中 )태수로 임명했다. 그러나 제갈량(諸葛亮)은 위연이 달갑지 않았다. 제갈량은 위연의 성품과 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의 목덜미에 이상한 뼈가 거꾸로 솟아 있는 것을 보고 장래에 반드시 모반할 인물임을 짐작했다. 위연이 결국에는 모반을 꾀했지만 제갈량이 이런 일을 대비해 마대를 곁에 둬 화근을 바로 제거했다.
 이명박 정부가 후반기로 갈수록 여당에서 친이 친박 두 대세를 거스르는 반골이 많이 나올 때다. 큰 권력에 기대기보다 독자세력을 꿈꾸는 새 권력이 나와 정치가 정화되기를 바라는 국민들도 많다. 정치세력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판에 박힌 권력지형을 부수는 반골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나와야 정치의 물이 고이지 않는다. 고인 물이 썩는 건 누구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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