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2:10 (수)
배수지진(背水之陣)
배수지진(背水之陣)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6.23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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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 사무총장 원희룡 의원(서울 양천갑)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창원 을)이 2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 의원이 한나라당이 1992년 이후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강남지역구를 버리면서 당대표와 앞으로 다른 정치일정에 운명을 걸었다. 권 의원도 민주노동당이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구를 버리고 진보정당 통합에 백의종군하겠다며 기득권을 내던졌다. 이들은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을 버리고 모험을 통해 더 큰 것을 노리는 노림수가 깔려있다 봐도 무방하다.

 강을 등지고 진을 치는 배수지진(등 背, 물 水, 어조사 之, 진 칠 陣)은 퇴로를 미리 없애고 사생결단의 자세로 싸움에 임하겠다는 결연한 자세다. 그 만큼 굳은 결의가 없고는 힘든 결단이다.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이 제위에 오르기 2년 전, 한의 명장 한신(韓信)이 조나라 20만 군사와의 전쟁에서 강가에 진을 치고 필사적으로 싸워 대승을 거둔 데서 유래한다.

 원희룡 의원이 의원직을 던지고 서울시장이나 다른 자리를 거머쥐기 위한 포석이든, 권영길 의원이 진보정당의 진정한 맹주가 되기 위한 선언이든 배수진은 성공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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