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8:48 (금)
새 야구장건립 갈등 해법
새 야구장건립 갈등 해법
  • 오태영 기자
  • 승인 2011.06.23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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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태 영창원취재본부 부장
 엔씨소프트와 창원시가 체결한 프로야구 창단업무협약 승인을 앞두고 시의회와 창원시간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오는 28일 이 협약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할 경우 어떤일이 벌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최악의 경우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수원, 울산, 전주ㆍ군산ㆍ익산 연합 3개 지역으로부터 어떤 유혹을 받아 연고지 변경을 추진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창원시는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최근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협약안 승인을 미루며 따지고 드는 의회를 보며 불편한 심기를 굳이 감추지 않았다. 의회를 설득하는데 애를 먹는 시를 보며 안쓰럽다 못해 못마땅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협약안 승인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논리에도 공감하는 빛이 보이지 않는다.

 창단승인 두달도 안돼 궁합 잘맞는 동반자처럼 보이던 창원시와 엔씨소프트가 이렇게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게 된데는 시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구장 건립을 의회와 상의도 없이 지어주겠다고 일을 벌여놓고 승인해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례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참에 의회의 위상을 확실하게 정립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반대의원들의 논리는 5년내 건립 조항을 삭제하거나 기간을 늘리는 방법을 모색하라는 것으로 모아진다. 5년내 건립을 못할 경우 예치금 100억 원을 창원시가 떠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돈을 써야 할 곳이 지천인데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구장을 짓는게 마땅치 않다고 보는 것이다. 구장건립비용의 최대 30%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엔씨소프트의 약속도 투자가 아닌 기부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의원들의 논리와 주장은 창원시의 곳간을 최대한 지키면서 엔씨소프트로부터 댓가 없는 부담을 최대한 얻어내야한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반면 창원시와 엔씨소프트는 5년내 건립은 창단승인 조건으로 건드릴 수 없고, 시재정능력으로 볼 때 구장건립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반대의원들이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해 구단창단 절차를 지연시키려고 하는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미래형 신개념구장을 건립해야한다는 입장과 현 마산야구장을 리모델링해서 쓰다 경제성이 입증되면 그때가서 건립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도 충돌하고 있다. 반대의원들은 적자가 누적되면 프로야구단 운영에서 발을 뺄 수도 있는데 무리하게 돈을 들여 구장을 지을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적자 운영에 대한 우려와 프로야구의 미래를 밝게 보는 시각차가 접점을 찾기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구단창단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고, 시기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신규 야구장이 필요하다는 것도 큰 이견이 없다는 점이다.

 신구장이 복합문화공간이 돼야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새야구장에 대한 이견을 좁히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엔씨소프트로부터 투자가 아닌 기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민간기업에 댓가 없이 돈을 내놓으라는 주장은 자본주의 원리에 맞지 않다. 5년내 건립조항도 충분히 탄력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구장을 건립하다 완공이 늦어졌다고 100억 원을 KBO가 꿀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명히 하고 싶다면 KBO로부터 답변을 받아내면 된다.

 따지고 보면 협약 승인을 또 미룰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확실히 하고 넘어가자는 주장은 곳간을 지키는데는 유용할지는 몰라도 일을 성사시키는 자세는 아니다. 더군다나 신구장에 대한 구체적 사업계획을 내놓으라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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