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1:19 (토)
반갑지 않은 ‘주5일 수업’
반갑지 않은 ‘주5일 수업’
  • 현민우 기자
  • 승인 2011.06.28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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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민우창원취재본부 정경팀장

 정부가 내년부터 초ㆍ중ㆍ고교에 주5일 수업을 전면 시행할 방침에 따라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 말들이 많다.

 당연히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먼저 쌍수를 들고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학부모들의 공통적 고민이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경남도교육청도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에 대한 대책 수립’에 분주하다. 우선 고영진 교육감은 지난 27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돌봄교실’ 확대 운영을 강조했다.

 하지만 도교육청 이미 운영하고 있는 초등 돌봄 교실에 대해서는 학부모들마다 프로그램 운영 등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은 또 ‘엄마품 온종일 돌봄 교실’의 경우 운영 종료 시간을 오후 5시에서 오후 9시로 확대하고 대상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효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현재 ‘노는 토요일’에는 학생들의 상당수가 전액 자부담으로 사설학원을 다니고 있는 형편이다.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되면 공교육에서 차지하는 자부담 사교육비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휴업일수가 늘어나는 만큼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설 학원으로 내몰기가 십상이다. 결국 학원 사교육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전교조측도 ‘놀토’가 처음 도입됐을 때도 학교에 나올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돌봄 프로그램이 운영됐지만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주5일 수업제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지만 지금은 취약계층과 맞벌이 부부 자녀에 대한 대책이 취약한 만큼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학부모들도 노는 토요일만 되면 마땅히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고민인데 당장 내년부터 시행된다고 하니 눈앞이 캄캄해 별다른 대안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렇듯 교육당국이 토요 돌봄교실을 제대로 운영한다고 해도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교육비 지출 증가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초등 돌봄교실 현황’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 돌봄교실에 참여하는 학생 10만4천496명 중 62.3%에 이르는 6만5천116명이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참여 학생의 27%는 전액 자부담으로 돌봄교실에 다녔다.

 이 같은 결과를 볼 때 교육당국이 추진하는 주5일 수업은 분명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계의 자녀들이 갈 곳을 잃어버리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사교육이 증가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이상 주5일제는 겉돌 수밖에 없다. 주5일제 수업의 최대 당사자인 학부모들의 의견 또한 받아들여 충분히 개선 발전해가는 방향을 모색하는 제도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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