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력 보강에 으뜸 … 10가지 짱아찌와 환상 궁합
[여름 보양식은 이 곳] 김해 불암동 `솟대마을`
덥다. 장마철도 오래 가지 못하고 찌는 듯한 무더위가 찾아왔다. 무더위는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방법은 바로 `보양식`. 삼계탕, 보신탕 말고 뭔가 특별한 여름날 보양식을 찾다보니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바로 기력 보강에 좋다는 `장어`다. 이미 그 것의 진가는 잘 알려져 있다.
김해는 여름이면 유리하다. 장어구이집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불암동`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불암마을은 강에 그물을 던지기만 하면 자연산 장어를 비롯해 메기, 잉어, 가물치 등이 달려 나왔던 서낙동강의 황금어장이었다.
30여년 전 하나둘씩 생겨난 장어구이집은 30여 곳에 이르러 어느새 지역의 명물이 됐다. 마을 일부가 철거되면서 인근 부지를 조성해 현재도 장어구이집들은 성업 중이다. 지금은 양식 장어를 사용하고 있다.
불암 장어마을의 숯불장어구이전문점 `솟대마을`은 외관부터가 발길을 잡는다. 갖가지 화초들이 반겨 건강해지는 느낌에, 내부는 아늑하게도 꾸며놨다. 눈과 입을 동시에 자극한다. 조명과 어우러져 운치있는 그릇도 직접 공수해온 도자기만 쓴다. 흙으로 빚은 것이기에 더 음식의 맛을 살릴 수 있다는 거다.
두릅, 방풍, 냉이, 케일, 마늘 등 8~10가지 짱아찌에는 눈이 휘둥그레. 드디어 숯불에서 노릇노릇 구워진 장어가 등장했다. 빨갛게 색깔 좋은 양념 장어에는 한 번 더 군침이 돈다. 좌르르 흐르는 기름에 침을 꿀꺽 삼켰더니, 보고 있던 주인 박경화(51) 씨가 재촉한다. "어서 드셔 보세요. 장어는 짱아찌 여러가지를 함께 드시면 느끼한 맛이 없고,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젓가락으로 장어를 집어 입안에 한 점 넣으니 사르르 녹는 느낌. 노르스름한 장어가 어떤 짱아찌와 환상의 궁합을 이룰까 고민하다 무엇하나 포기할 수 없어 다 먹어보기로 행복한 결심을 한다. 이것도 천생연분이고, 요것도 잘 어울리는 짝이다. 누굴 고를지 매 젓가락질마다 참으로 고민스럽다. 짱아찌를 감싼 장어에 술까지 한 모금 목으로 넘기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그 찜통 같던 더위도 이상하게 싹 가신 느낌이다.
장어 먹은 뒤 된장과 밥이 나오는 식사와 수정과도 애쓴 흔적이 있다. 수정과를 대접하는 찻잔도 특별히 주문한 도자기란다. 물도 가시오가피라고 내온다. 마지막까지 제대로 몸과 마음을 회복한 느낌이다. 일본 등 외국인들도 이 맛이 좋아 많이 찾는 곳이다. 장어구이 1인분에 2만 원. 김해시 불암동 229-42. 055-333-6919.
<글 = 박여진 기자 사진 = 김명일 기자>
저작권자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