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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장유요? 정말 살기 좋아요!
김해 장유요? 정말 살기 좋아요!
  • 허균
  • 승인 2011.08.18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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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시 장유면 대청계곡에서 시민들이 피서를 즐기고 있다.

   현대인들은 계절을 잊고 산다.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 겨울에는 따뜻한 온풍기. 더위와 추위를 느낄 새가 없다. 과일과 채소가 제철없이 식탁에 오른지 오래다.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이 나라에 살면서 우리는 생활하기 편하도록 하나의 계절만을 고집하며 산다. 하지만 사계를 만끽하며 사는 장유 주민들에게 이런 말은 설득력이 없다. “왜?”하고 의문이 생긴다면 장유의 사계(四季) 속으로 떠나보자.
 
 ● 春(봄), 율하천 산책로 -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길 산책, 장유의 새로운 명소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따스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문 밖만 나서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주말이면 하천변 여기저기에서 쑥을 뜯는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곳, 4월이면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길을 거닐 수 있는 곳, 밤이 되면 연인들이 커피 한 잔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곳, 바로 율하천 산책로다.
 관동고분공원에서 시작해 건강교를 지나 어린이 교통공원, 기적의 도서관, 선사시대유적지 박물관, 만남교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은 자연과 인간이 이뤄낸 하나의 문화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건강교와 만남교는 흔히 볼 수 있는 다리와는 달리 예술적이고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다.

 ● 夏(여름), 대청ㆍ신안계곡 - 시원한 물놀이
 여름엔 물놀이가 빠질 수 없다. 시원한 그늘에선 어른들의 웃음 소리가 들리고 차가운 계곡물 속에선 아이들의 물장구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장유폭포로 유명한 대청계곡과 한기를 느낄 만큼 시원한 신안계곡은 여름철 장유 주민과 아이들의 쉼터다. 휴가철이 절정에 이르면 장유 주민뿐만 아니라 창원과 부산 등 외지에서 몰려든 피서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다.
 특히 대청계곡을 빠져나와 아파트 사이로 흘러가는 대청천은 수심이 깊지 않아 어린 아이들도 물놀이하기에 좋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은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고 그 곁을 지나는 어른들은 물장구 치는 아이들을 보면서 미소짓는다. 그 장면은 어른들의 어린 시절이요, 장유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장유의 여름은 깊어만 간다.

 ● 秋(가을), 용지봉(743m)ㆍ굴암산(660m)ㆍ반룡산(237m) - 나지막한 봉우리 오르는 재미
 봄엔 꽃, 여름엔 계곡, 가을엔 어디로? 그렇다. 산이다. 산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사람도 있지만 장유의 산들은 동네의 언덕 마냥 나지막하다. 너무 높지도 아주 낮지도 않다. 가족끼리 오르기 좋다. 여름에 지친 몸과 마음은 짙은 단풍과 신선한 공기 속에서 활기를 되찾는다. 정상에 오르면 장유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멀리 김해 평야의 눈부신 황금빛에 넋을 잃는다.
 용지봉과 굴암산도 높아서 힘들다면 장유 한복판에 있는 200m 남짓되는 반룡산에 올라보자. 추석이 다가오면 반룡산에서는 ‘만날제’라는 독특한 행사가 열린다. ‘만날제’는 각기 다른 코스로 산에 오르기 시작해 정상에서 만난 후 음식을 나누고 전통놀이 등으로 주민들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행사다. ‘만날제’는 시집갔던 여인들이 하루 시댁의 허락을 받아 이곳 반룡산에서 만나 회포를 풀었다는데서 유래한다. 깊어가는 가을, 놀이와 문화를 한꺼번에 즐기고자 한다면 만날제가 있는 날, 반룡산에 오르면 된다.

 ● 冬(겨울), 작은도서관ㆍ기적의 도서관 - 이웃ㆍ책과의 만남, 따뜻한 월동
 겨울의 매서운 바람도 장유 주민들을 집 안에 가둬두진 못한다. 옷깃을 여미고서라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찾는 곳, 도서관이다.
 장유에는 공공도서관인 장유도서관이 있다. 그리고 주민들의 생활공간 바로 근처에 9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또 롯데 아울렛 내에도 작은도서관이 있다.
 10월에는 율하에 어린이전문도서관인 기적의도서관이 전국에서 11번째로 개관한다.
 책만 빌리고 시험공부만 하던 도서관은 옛말이다. 작은도서관은 크고 작은 문화행사가 열리고 엄마들의 양육정보가 교환되는 장(場)이 된지 오래다.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책도 보고 좋은 이웃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장유 인구 12만 5천(2011년 7월말 기준)이다. 아파트 거주 인구는 단독주택 거주 인구를 압도한다. 꽁꽁닫힌 아파트의 철문은 이웃 사촌이라는 전통적인 관계를 얼어붙게 만들어 ‘겨울’로 몰아넣었다. 벗어나는 방법은? 장유의 작은도서관들을 순례하는 것이다. 책과 이웃의 온기가 따뜻한 겨울을 만드는 기적을 일으킬테니까 말이다.

 <허 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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