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3:50 (목)
창원에는 오세훈 시장이 없나
창원에는 오세훈 시장이 없나
  • 오태영
  • 승인 2011.08.24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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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태 영창원취재본부 부장
 이달 초 한 방송사가 창원 신규야구장 후보지로 진해는 제외될 것이라고 보도하자 진해지역 시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 소동은 창원ㆍ진해ㆍ마산 지역 각 1곳의 후보지를 선정해 용역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시 관계자의 해명으로 유야무야됐다.

 유력한 신규야구장 후보지로 꼽히는 마산종합운동장 인근 주민들, 특히 메트로시티에 입주한 주민들은 새 야구장이 마산종합운동장 부지로 오는 것을 매우 못마땅해 하고 있다. 야구장이 들어서면 인근지역이 교통정체로 아수라장이 되고 경기장 소음으로 정주환경이 급속히 나빠질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주민들은 결사반대할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창원시청 공무원들은 대부분이 현 임시청사를 리모델링해 새청사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대다수 본청 직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본청 직원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는 공무원이 대부분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지리적으로 중앙이고 시청사 입지로서의 상징성이나 시발전을 위해서 이만한 위치는 없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마산이나 진해로 갈 경우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창원시는 시 의회에 통합기념 시 상징물 건립사업 용역 중간보고를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보고회에서 시와 용역기관이 내놓은 안이 소관상임위인 균형발전위의 제동으로 의회의 공감을 얻는데는 실패했지만 입지 후보지에서 진해가 소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해시민, 특히 진보성향 시민단체와 출신 시의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합이 잘 못됐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예상됐던 진해지역 소외현상이 계속되고 있고, 심지어 일부 공과금ㆍ분담금 등에서 진해지역 주민들이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시운학부지 대금을 진해지역 발전에 쓰지 않는다는 불만도 제기하면서 누비자 보급한 것 빼고 해준게 뭐냐고 주장한다.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것은 이들만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상당수 진해구민들도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신규 야구장ㆍ시청사ㆍ상징물 사업은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민감한 사안이다. 현재 이 세 사업은 각각 후보지 등에 대한 개별적 용역이 진행중이다. 분명한 것은 이 세사업이 여러가지 요인으로 한 곳에만 집중적으로 들어설 수 없다는 데 공감이 이뤄져 있음에도 업무 추진이 별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용역기관이 다르고 용역기간이 다르고 입지결정권자도 다르다.

 지역적 안배가 필요하다면 통합용역을 하거나 용역기관간 협의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할 필요가 있는데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용역기간이 제각각이고 사업 착수 시기도 맞추기 어려운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의지와 합의만 있으면 안될 것도 없다.

 그런데도 이 문제에 관해서 누구하나 제대로 말하는 이가 없다. 의회도 집행부도 모두 마찬가지다. 처한 입장과 자칫 말을 꺼냈다가 이래저래 집중화살을 맞을까 두려워서다. 이래가지고서는 뻔히 보이는 갈등과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사안마다 격돌이 벌어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통합무용론마저 불거져 나오고 있는 마당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이 문제를 용역결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용역은 명분을 획득할 절차일뿐 후보지는 결국 정치적 합의로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시작부터 가닥을 잡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에 시장직을 걸었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목숨을 거는 용기를 보여줬다. 창원에는 오세훈 시장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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