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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엉터리’ 비용
추석 차례상 ‘엉터리’ 비용
  • 현민우
  • 승인 2011.08.30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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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민 우창원취재본부 정경팀장
4인가족 기준 가격 산출
친인척 방문 땐 더 올라
현실적인 통계자료 못돼

 올 들어 부쩍 오른 먹을거리 물가 때문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주부들이 앞으로 다가올 추석도 걱정이다.

 시장에서 차례상을 준비하는 데 2~30만원이 들 것이라는 각종 통계자료를 접하는 주부들은 오히려 코웃음을 친다.

 한 주부는 “정말 2~30만 원만 들면 차례상 차리는 데 걱정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다.

 오히려 각종 기관들의 앞다퉈 내놓는 통계수치는 숫자에 불과할 뿐 이를 믿는 주부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혀를 찬다.

 추석이 다가오자 최근 정부산하기관이나 대형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차례상 예상비용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물가정보는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을 23만 8천원(4인가족 기준)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도 전국 재래시장 15곳에서 판매하는 추석 제수용 26개 품목의 가격을 집계한 결과 제수용품 구입비로 18만 8천380원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한국물가협회는 20만 1천450원이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도내 한 재래시장은 18만 8천500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대형 할인점인 롯데마트도 20만 9천440원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이 같은 통계자료만 보면 주부들의 한숨 소리는 엄살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와 극명한 차이를 보이면서 물가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매년 발표되는 예상 비용이 실제 소비자들의 차례 준비 비용과 비교해 최고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우선 소비자들은 조사기관마다 발표하는 액수가 최저 5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더욱이 ‘통계물가’와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 소비자가 몸으로 직접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의 차이는 더 크다.

 이렇게 격차가 심한 이유는 조사기관에서 제시한 자료가 모두 4인 기준으로 산출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밥을 먹고 차례상을 올리는데 4인보다는 더 많은 음식을 장만한다는게 주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조사기관들의 명단에 가족 친지들은 빠져있다. 당연히 가격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차례상에 올라가는 생선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도 한가지 생선만으로 통계를 내놓은 것을 보면 비현실적이다.

 이렇게 볼 때 가족 수와 친인척의 방문 등을 따지면 추석 상차림 가격은 5~60만원은 족히 든다는 게 주부들의 공통적 견해다.

 이제부터라도 애써 조사한 통계 자료가 오히려 비아냥거림이 불 보듯 뻔한 숫자로 사장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통계자료가 발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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