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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구도심권 돔야구장
마산구도심권 돔야구장
  • 오태영
  • 승인 2011.08.31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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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태 영창원취재본부 부장
 창원지역 25개 지역상인회가 통합상인연합회를 만들고 마산 구도심권 일대에 돔야구장을 건설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제안의 주 내용은 부림시장, 수남상가, 창동상가 일원 13만 6천여㎡에 3만1천석 규모의 돔구장과 야외경기장, 야외운동시설, 48층 규모의 비즈니스 호텔, 복합문화상업시설 등 연면적 30만 2천여㎡ 규모의 복합시설을 만들자는 것으로 돼 있다. 추정사업비는 5천억 원 규모다. 추진방식은 주민자치조합을 결성해 주민 스스로, 전액 보상 또는 현물투자 형태로, 재원조달은 원도심지역재개발사업 이익금과 경남도. 창원시의 재정충당, 엔씨다이노스의 구장명칭사용권 수입(20년간 600억 원)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제안은 누가봐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상인회가 인정했듯, 족히 수천명은 될 이해관계자들의 총의를 모으는 일부터가 난관이다. 총의가 모아지더라도 보상이나 현물투자냐에 대한 합의도 쉽지 않다.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사업외 구역 주민들의 반대여부도 문제다. 교통문제나 소음 때문이다. 물론 재원조달도 문제다.

 그러나 이 제안은 황당하다고만 치부할 수 없는 매우 전진된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이 제안은 우선 상인회가 주장하듯, 마산원도심살리기, 야구장 건립, 시 상징물 건립 등 3가지 사업을 동시에 해결하는 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시가 구상중인 원도심살리기 사업은 성과가 불투명한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한계점이 있다. 구 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유인할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강력한 유인책이 없다. 시 상징물 건립사업은 타워나 초고층복합빌딩, 미술관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창원의 여건상 적절하나 또는 중복성격의 건축물을 또 만드냐는 일부의 회의적 시선을 생각하면 이 제안이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이 제안이 눈길을 끄는 점은 서성ㆍ부림ㆍ중성ㆍ창ㆍ동서동일대를 일거에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곳은 30년전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을 정도로 노후된 건물이 대부분이다. 상권침체가 갈수록 깊어지면서 슬럼화가 가속되고 있다. 이 일대의 침체를 그대로 두고서는 구도심살리기 구호가 공허할 수 밖에 없고 창원시의 마산르네상스 구상도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제안이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재원문제도 상징물 건립비용 1천억 원, 마산원도심 살리기 사업비 500억 원, 새야구장 건립비 1천억 원(부지매입비 제외) 등을 고려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오히려 주민자치방식으로 하면 예산이 절감될 수도 있다.

 또 하나 이곳에 야구장을 건설하면 새야구장 입지조건 중 핵심인 접근성이 확실히 보장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인근으로 도시철도 노선이 획정돼 있고 시내버스 노선도 매우 다양하다. 창원시가 후보지로 내정한 34곳 중 접근성 측면만 본다면 이만한 곳도 없다. 부산사직구장의 성공요인으로 지하철 연계가 꼽히고 있는 점은 다 아는 사실이다.

 주민들의 합의 가능성, 시간적 제약 등 산적한 난관을 생각하면 검토대상이 될 수도 없다. 창원시도 상인회의 제안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러나 이 제안이 갖고 있는 포괄성과 창의성을 생각하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된다. 패턴화된 사고에서 벗어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빛을 본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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