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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른 업체, 공허한 사천공항
발 빠른 업체, 공허한 사천공항
  • 박명권
  • 승인 2011.11.23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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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명 권서부지역본부장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KEA)사가 지난 10월 11일 사천공항에 18인석 소형항공기를 취항해 도민과 지역민, 이용객 등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이를 계기로 지역공항 활성화에 따른 사천공항의 옛 명성을 찾고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청신호가 켜졌다며 한국공항공사 측은 각종 매체 등을 통해 문제점은 뒷전으로 한 채 알리기에만 급급했다. 관련기관과 정치인, 상공인들 또한 이에 적극적인 동참의지를 보이는 등 유난스러울 만큼의 이색적인 행보를 보였다.

 경남도의회 또한 항공사와 여행사의 결손금을 보전해주기 위한 ‘지역공항 활성화 재정지원조례(안)’을 소형항공사의 취항 다음날인 지난달 12일 건설소방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 시킨 후 20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처럼 경남도의회는 사상초유의 발 빠른 의정활동으로 조례를 제정하면서까지 사천공항을 살리기 위한 대처방안에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 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소형항공사인 KEA측은 취항한지 19일 만에 신설 노선의 탑승률이 58% 밖에 되지 않아 수익을 낼 수 없어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힘에 따라 아쉬움을 더해 주고 재계여부 또한 불투명한 상태다.

 불과 19일 만에 수익성이 없다며 갑작스럽게 운항을 중단한 항공사의 이러한 발 빠른 대처에 대해 도민과 지역민, 이용객 등은 황당하고 공허(空虛)할 수밖에 없다.

 이번 소형항공기 운항중단 사태의 결과는 예견된 것이다. 이를 반증하고 있는 것은 소형항공기 취항 당시를 되돌려보면 운항이 왜 중단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도민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이 업체는 계약 당시 요금협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타사 보다 비싼 요금체계가 이용객들에 의해 도마 위에 올랐다.취항 3일째를 맞은 지난달 13일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필자가 취재를 시작한 직후 공항공사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도민과 장기적인 취항 홍보차원’이란 명분으로 운항요금을 9만 9천원~8만 6천 원으로 전격 인하한다고 밝혀, 요금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둘째, 항공기를 취항하려면 수개월 전부터 여행사나 각종 매체 등을 통해 제대로 된 홍보가 뒤따라야 하나 이를 뒷전으로 했다.

 셋째, 모객확보를 위해선 인근지자체 등을 통해 각 지역별 여행사와 네트워크체계 등을 연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함에도 사천지역 한곳에만 국한 한 채 모객유치에 실패했다.

 넷째, 항공사측은 한 달간 취항해 본 뒤 평균 탑승률 등 수익성을 봐가며 기간 연장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을 세워 손실발생시 언제라도 쉽게 운항을 중단할 수 있다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다섯째, 경남도의회 또한 일부 의원들에 의해 ‘지역공항 활성화 재정지원조례(안)’이 조속히 처리되지 않으면 사천공항활성화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처럼 서두르기에 바쁜 의정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여섯째, 한국공항공사 측은 ‘지역공항 활성화 재정지원조례(안)’이 제정되면 곧바로 공항활성화가 되는 것처럼 대ㆍ내외적으로 호도하는 등 호들갑스러운 형태의 일처리로 일관했다. 또 추후 발생될 수 있는 각종 문제점을 착안해 미연에 방지하기보다 항공사의 지원책에만 관심을 두고 각종 매체에 호도해 온 것에 대해 도민과 시민, 모객들로부터 앞전과 같은 동조를 이끌어 내기는 힘들 것이다.

 일곱째, 경남도ㆍ사천시 또한 도민과 시민의 혈세를 충당해 항공사의 배 불리기에만 앞장서려고 노력 했을 뿐 정작 필요한 제반사항과 문제점 등은 뒤로 한 채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사측에만 의존해 왔다는 지적 또한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소형항공기 취항으로 지역공항의 활성화에 고무돼 있던 현실은 발 빠른 업체의 냉담함으로 공허(空虛)한 사천공항만을 남긴 채 일단락 됐다.

 그런데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사 측은 사천~대마도 노선과 사천~김포노선에 대한 소형기 운항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형항공사 취항에 앞장서온 한국공항공사 또한 운항중단에 따른 대책 안을 조속한 예산확보를 통해 항공사와 여행사 등에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운운하고 있어 사천공항활성화란 명분으로 도민과 시민의 혈세 및 모객을 담보로 항공사의 일익에만 앞장서고 있는 형국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는 말이 있다. 이제 와서 누구의 자 잘못을 탓하기보다 위의 제기된 문제점과 함께 앞으로의 더 많은 문제점을 찾아 보완해 나갈 수 있는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천공항의 활성화는 조속히 이뤄져야한다. 항공사와 여행사의 손실분에 대한 제정적 뒷받침을 지원 할 수 있는 ‘지역공항활성화 재정지원조례(안)’란 큰 틀 또한 마련됐다. 다소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이에 따른 시행규칙 등을 두터운 지식층을 통해 제대로 보완한다면 오히려 항공사가 앞장서서 사천공항에 취항하려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과오나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사천공항이 우위에 선점될 수 있는 세부적인 뒷받침과 신중론으로 새로운 활주로를 달릴 수 있는 폭 넓은 항공사 시장을 개척하는 것 또한 과제의 일부분이다.

 필자 또한 사천의 하늘이 민항의 비행기소음으로 가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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