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8:07 (토)
"제2의 인생, 그림과 살렵니다"
"제2의 인생, 그림과 살렵니다"
  • 박여진
  • 승인 2011.12.14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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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삼성초 박무인 교장 정년퇴임 앞두고 개인전
▲  김해 삼성초등학교 교장인 박무인 씨가 18일까지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에서 한국화 개인전을 갖고 있다.
삶ㆍ자연 그린 한국화 "작은 크기지만 큰 공간 표현"

 "처음 붓을 들었을 때는 이렇게 화가로 등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제 남은 제2의 인생을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살고 싶습니다."

 예술작품에는 그 작가의 삶이 담겨 있다. 작품을 보면 그 작가의 생각과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화가의 작품 또한 그렇다. 40여 년 긴 세월을 교단에 선 그가 선사하는 한국화는 작은 크기지만 큰 공간을 표현한다. 크지않은 데도 많은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적합한 말이다. 넓고 깊은 풍경을 그는 선사한다. 가슴에 많은 것을 품고 사는 사람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한국화를 그리는 박무인 씨가 지난 12일부터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김해 삼성초 교장인 그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여는 전시다.

 늦깎이로 시작한 그림 공부는 교육자로서도 쓸모가 있었다. 박 씨가 몸 담고 있는 삼성초는 학생들에게 영어동화 외우기를 지도하고 있다. 3권을 읽으면 병아리 그림을, 6권을 읽으면 닭 그림을, 9권을 읽으면 연꽃 그림을 교장인 그가 직접 그려 선물한다. 교장 선생님이 정성껏 그린 작품은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주는 감동적인 선물이다. "아이들이 그림을 받으려고 쉬는 시간에도 열심히 영어를 외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림을 하길 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했습니다."

 그는 이제 교직생활을 접고 묵향 속에서 삶과 자연, 그리고 인생을 담아보려한다. "교육자 생활을 끝내고 학교를 나가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았더니 바로 그림이었습니다. 좋은 작품을 위해 우리나라의 절경들과 직접 만나는 전국투어도 계획하고 있어요. 남은 삶은 대자연을 벗 삼으며 그림과 더불어 살아갈 생각입니다."

 전시도록에는 후배교사들이 쓴 편지들이 수북하다. 전시는 18일까지 이어진다.

<박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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