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1:35 (수)
박완수 시장은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박완수 시장은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 오태영
  • 승인 2011.12.14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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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태 영창원취재본부 부장
 오는 20일 창원시의회가 또 한번 파행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12일 마산지역의원들이 낸 통합청사는 마산, 야구장은 진해, 상징물은 창원이라는 현안문제 결정결의안, 진해와 창원지역 의원 28명이 낸 진해 분리 주민투표 결의안, 창원지역 21명 의원이 제출한 통합청사 문제 특위 구성건 때문이다.

 서로 각자 갈 길을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밖에 없는 서로 상충된, 그러나 충격적인 이 세 결의안은 예고된 파국을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형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세 지역의원들의 이같은 결의안 제출은 자기지역 이익 앞에서는 이성도, 이념도, 정파도 없이, 무슨 일도 불사한다는 자세에 다름 아니다.

 불필요한 일이기는 하나 이 세 결의안이 의미하는 바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특위 구성건은 마산지역에서 줄곧 제기해온 것처럼 합의는 커녕 특위운영 원칙도 정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유명무실한 특위를 구성해서 시간을 끌자는 의미로 보인다. 다른 명분은 찾기 힘들다. 마산지역의 결의안은 어차피 원만한 합의가 불가능한데 최적지 운운하며 불필요한 절차를 거칠게 뭐냐, 차라리 이런 결론을 놓고 투표에 붙여보고 요구가 수용안되면 다른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진해 분리 주민투표 결의안은 지난 임시회에서 통과된 통합분리 촉구 결의안이 힘을 얻지 못하니 최종적인 주민의사를 물어 분리 촉구가 아닌 분리 결정을 하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청사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자는 말인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55명이나 되는 의원이 토론하기도 어려우니 특위를 구성해서 하자는 것도 안된다면 마산처럼 결정안을 내서 투표로 확정하자는 것도(투표로 이어지기도 어렵지만) 나머지 지역의 민심은 어쩌자는 것인가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지난 임시회에서는 구 창원지역 의원이 시민들의 투표로 하자는 의견을 냈다가 마산으로 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인구가 많은 구 창원지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 때문이다.

 토론도 필요없다, 주민투표도 안 된다, 이런 저런 안을 놀고 의회가 투표로 결정하는 것도 안된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사실 대다수 ‘창원’ 시민들은 시 청사 소재지가 어디에 있는게 좋으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의원들이 지역발전을 이루겠다며 관심있는 시민이나 단체를 의식해 어찌보면 충성경쟁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청사문제로 파열음이 계속되면 될수록 정치적 부담은 청사 소재지 결정권을 쥔 의회가 아닌 시장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 시장은 이미 언급했듯이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

 시장이 나선다 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어렵운 만큼 결론은 의외로 쉽다.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다. 즉 현 임시청사를 임시형태로 계속 가는 것이다.

 의원들도 안다. 파열음이 생겨도 조용히 가만 있어도 현 임시청사는 요지부동일 것이라는 것을.

 임시청사 연내 촉구결의안과 통합분리 촉구 결의안이 나왔을 때 박완수 시장이 무척 고심했다는 말이 있다. 지금도 그럴까. 아마 시장은 명분을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알듯 말듯 모를 미소만 지으면서 말이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타협 불가만 외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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