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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문화공연 ‘그들만의 잔치’
의령문화공연 ‘그들만의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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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0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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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경출중부지역본부장
 의령문화원이 지난해 12월 900만 원을 들여 의령군민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의령군민을 위한 2011년 송년 음악회’가 예산 낭비에 이어 식상한 프로그램으로 ‘그들만의 잔치’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의령군수와 도의원이 인사차 잠시 왔다 간데 이어 각종 행사 때마다 단골 참석자인 지역 기관ㆍ사회단체장들도 3명밖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송년 음악회 분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특히 군 의원은 한 사람도 찾아 볼 수가 없어 아쉬움을 더했다.

 문화회관의 수용 규모는 405석이었으나 3시간의 공연 동안 처음에는 80여 명이 자리를 차지했다가 중간에는 160여 명이, 후반에는 90여 명이 관람하는 등으로 관람객이 들쭉날쭉했다.

 또 관람객이 대부분 고령자나 학생으로 구성되는 등으로 40명 이상의 출연자들이 오히려 민망해 했다는 후문이다.

 송년 음악회가 이처럼 군민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 데는 홍보도 부족했지만 의령군이 수년전부터 1천600만 원을 들여 매년 여름철에 개최하고 있는 ‘토요애 페스티벌’ 읍ㆍ면 순회공연의 프로그램과 출연자들이 일부 겹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더욱이 의령군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공연을 주관한 지역 문화계 관계자들이 주민들의 눈높이와 격차가 큰 프로그램 위주로 음악회를 구성한 나머지 ‘그들만의 잔치’가 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날 음악회는 실제로 영제시조를 비롯해 시조창, 핸드볼 연주, 테너, 색소폰, 동요, 소프라노, 현대무용, 바리톤, 라이브, 3중창 등으로 짜여졌다. 그러나 관중의 호응을 받은 프로그램은 인기 가수의 노래와 색소폰 연주 등 일부에 그쳤다.

 또 음악회 개최 시간이 저녁 식사시간 대인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돼 3시간 동안 지루하게 이어진 것도 개선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군민들은 “올해부터는 양쪽 행사를 대중적인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던지, 아니면 관심도 받지 못하고 별 인기도 없는 ‘그들만의 잔치’를 폐지해서 혈세를 아껴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자 문화원 측은 “농촌 주민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구성했지만 이번 행사를 보면서 앞으로 계속 주최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음악회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는 분위기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들 역시 “좀 더 대중적인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예산이 더 확보되어야 한다”며 “실제로 일부 출연자들은 우리와의 인간관계로 교통비 정도만 받고 출연하고 있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해 무늬만 거창한 행사임을 암시하고 있다.

 의령에는 7인조 밴드가 10여 년전에 자생적으로 결성돼 불우이웃과 시설을 방문해 무료 공연을 하며 활동하고 있는데도 기관.단체에서 여는 문화 공연과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홀대를 받고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생색 내기용 행사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의령군과 지역 문화계 인사들의 사고 전환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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