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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산을 오르고 싶다면 남해로 오라
그저 산을 오르고 싶다면 남해로 오라
  • 박성렬
  • 승인 2012.02.01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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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보물섬 명산들의 유혹
▲  금산상사바위.

 금     산        기암괴석ㆍ해안 어우러진 절경 볼만
 호구산        거친산세가 진정한 산사람 불러

 

 "거기 산이 있기에(Because it is there)"
 왜 산을 오르냐는 질문에 세계적 등반가 조지 말로리(george Mallory)가 남긴 명언이다. 참 명쾌한 듯 하면서도 시쳇말의 표현을 빌리자면 2% 부족한 말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등반가의 입에서 나온 대답이 이와 같다면, 일반인들에게 딱 부러진 대답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저 `산이 좋아서`, `산이 보이기에`라는 대답이 메아리가 돼 돌아 올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바꿔 "어떤 산을 오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의외로 쉽고 빠르게, 그리고 간단하게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도 같다. `높은 산`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름다운 산`, 혹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산` 등 수많은 대답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산을 오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다면, 이제 그러한 산이 어디에 있는가를 짚어줘야 할 차례다. 천연의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군에는 `높은`, `아름다운`, 그리고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산들이 그저 산이 거기 있기에 산을 오르려는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금산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금산은 해발 705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해안과 맞물려 절경을 이루고 있다.
 전국 3대 기도처 중 하나인 보리암이 자리 잡고 있는 금산의 원래 이름은 보광산이었다. 이는 원효스님이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이 산에 보광사를 창건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금산이란 이름은 조선 건국 이전에 이성계가 조선의 개국을 앞두고 보광산에서 백 일간 기도를 올렸는데, 조선이 자신의 뜻대로 개국되자 그 보답으로 산을 온통 비단으로 덮겠다고 한 것에서 유래한다.
 마치 고운 비단 치마를 입고 있는 것처럼 수려하고 눈부신 비경이 곳곳에 숨어 있는 금산에는 제1경인 쌍홍문을 비롯, 38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두 개의 큰 굴이 웅장한 바위에 뚫려있는 쌍홍문을 들어서면 계절에 관계없이 서늘한 바람이 불어 산을 오른 이들의 땀을 식혀준다.
◇ 망운산
 786m, 남해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망운산, 남해안 제1 명산인 금산에 가려져 그 진가가 꼭꼭 숨겨진 곳이다.
 고현면 대곡마을에 있는 화방사에서 조용한 산사의 정적을 뒤로 하고 정상에 오르면 남해군의 일망무제(一望無際)한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주변 바다 위에 점점이 떠있는 자그마한 섬들과 강진만, 청정해역의 서상 앞바다, 멀리 지리산, 여수, 삼천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는 기우제를 지냈던 흔적이 남아 있으며, 한쪽에는 제관이 앉을 수 있도록 돌로 된 의자가 놓여있다. 남해에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제일 먼저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으며, 그래도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상주 앞바다 세존도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 설흘산
 남면 홍현리에 위치한 설흘산은 해발 482m의 높이로 망산과 인접해 있다.
 설흘산에서 내려다보면 깊숙하게 들어온 앵강만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가 아늑하게 내려다보인다. 인접하고 있는 전남 해안지역 뿐 만 아니라 한려수도의 아기자기한 작은 섬들도 관찰할 수 있다.
 산 아래 다랭이마을은 바다로 내리지르는 45도 경사의 비탈에 석축을 쌓아 100층이 넘는 계단식 논이 언덕에서 바다로 끝없이 이어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 호구산
 산에 미친 사람들이 남해의 산을 등반한다면 분명 금산부터 탐낼 것이다. 이 때문에 남해의 잘록한 허리춤에 자리한 호구산(627m)은 그냥 스쳐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하지만 남해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호구산의 거친 산세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호구산이란 이름은 산이 호랑이 형상을 닮아서 붙여졌다는 설과 옛날 지리산에서 건너온 호랑이가 이 산에 살아서 호구산이라 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광양, 여수, 하동, 통영이 모두 보이며 잔잔히 펼쳐진 바다가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편집 = 양정희 기자

박성렬 기자  park1001@ k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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