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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속 핀 한 송이 국화꽃의 美
[금요 묵향 전시실] 서예가 이병도 씀
2012년 02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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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주 詩 `국화 옆에서`
 중국 북송의 시인이자 서예가 황산곡은 그의 서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글씨에 법이 없다고 말한 것은 참으로 법이 없음이 아니고 법으로 인해 거기에 얽매이는 바가 없음을 말함이다. 잘 쓰고 못씀을 비교하여 견주어 보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진실로 잘 쓰고 못씀을 비교하여 견주지 않음이 아니라, 가슴속에 넘치는 기운을 쏟아 써낼 따름인 것이다. 그래서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반드시 강렬한 예술적 개성과 독특한 예술적 견해를 가져야 하는데, 세속의 사람이 좋아하는 데로 따라가지 말 것이며, 세속이 굴러가는 데에 따르지 말고, 명예와 이익의 득실을 비교하여 견주지 말며, 또한 남이 품평하거나 비평하는 것을 비교하여 견주어 보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진실로 "한 조각 종이에 기묘한 볼거리를 펼치고자 한다면, 사람들의 속된 안목을 놀라게 하는 것을 고려하지 말아야한다"라고 하겠다. 뜻을 글씨에 두지 말고 순수하게 자연에 맡겨야하니, 이것이 이른바 "뛰어난 솜씨를 추구하려고 하지 않아도 절로 솜씨 있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법에 구애받는 바가 되면, 비유하기를 마치 나무 인형이 비록 춤출 적에 리듬과 박자에 맞게 하더라도, 마치고 나면 전연 생기가 없음과 같은 것이다.

 이 시는 1947년 11월 9일자 `경향신문`에 발표된 서정주의 대표작품으로 봄, 여름, 가을의 시간 흐름 속에서 국화꽃을 관찰하고 있는 화자의 노래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에는 소쩍새가, 여름에는 천둥이, 가을에는 무서리가 내린다. 한 송이 꽃은 이러한 우주적 질서를 담고 있는 생명의 신비함을 상징하며, 젊음의 방황을 지나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누님 같은 인생의 풍미를 지닌 꽃이다. 우리의 인생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먹구름 속에서 얼마나 울고 있는지 모르기에 고난과 역경 속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국화꽃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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