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0:40 (목)
의령군 보건소의 ‘요지경’
의령군 보건소의 ‘요지경’
  • 변경출
  • 승인 2012.02.27 20:3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변경출중부지역본부장
 의령군 보건소가 서기관(4급ㆍ의사) 소장이 인사권을 비롯해 모든 업무를 총괄하면서 사무관(5급)도 없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보건소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 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192회 의령군의회 행정사무감사 질의 및 답변 때 문제 전반에 걸쳐 조목조목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다시 말해 지적하는 문제마다 소장이 ‘할 말이 없다’ ‘미안하게 생각 한다’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겠다’ ‘거듭나는 보건소가 되도록 하겠다’ ‘행정착오가 있었다’ ‘잘못됐다’ ‘업무상 잘못 봐서’ ‘책임을 통감 한다’는 등의 궁색한 사과와 변명에 그냥 두루 뭉실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의령군은 전체 공무원 573명(정원 561명)중 부군수를 제외한 서기관(4급) 3명, 사무관(5급) 31명이 본청과 읍장, 면장, 의회, 직속기관, 사업소 등에 근무하면서 1~2년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순환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반면 보건소는 진료 수당으로 매월 100만 원을 넘게 받는 소장이 ‘보건행정’ ‘방문보건’ ‘건강증진’ ‘예방의약’ ‘부림통합지소’의 업무를 비롯해 관내 10곳 면지소와 직원, 공중보건의(의사ㆍ24명), 일용직 등 총 90명(6급 16명)이 넘는 직원과 기타 업무 등을 총괄하면서 각종 잡음과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보건직은 일반 행정직과는 달리 수십 년을 근무해도 5급 승진 자리가 없어 ‘빛 좋은 개살구’ 공무원 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이며, 현 소장은 함안군 보건소에서 지난 2007년 12월에 부임해 왔다.

 소장부임 전에는 군인 신분의 일부 공중보건의가 돈을 받고 쌍꺼풀 수술을 해주고 사무실에서 골프 연습을 하다 적발돼 맹비난과 함께 다른 지역으로 교체되는 등 사무관 없는 행정의 난맥을 여실히 드러냈다.

 군 의회가 지난주 본지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참여자가 저조했던 건강걷기대회는 기념품으로 치약 800개(270여만 원)구입 후 남은 400여 개를 불명확한 다른 용도로 돌리면서 예산 낭비는 물론 군수가 선거법(기부 행위) 위반으로 걸린다는 호된 질책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1월에 계약한 의령군 일반진료 의약품 단가 체결과 관련한 희한한 서류도 있다. 계약 체결 계약금을 4억 5천여만 원 ‘정도’라고 썼는가 하면 보증보험증권에는 낙찰금이 3억 9천여만 원으로 돼 있으면서 전혀 일치하지 않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약 6천여만 원이 과다 지급됐는지, 아니면 회수는 했는지, 정말 행정 착오 인지를 의회 지적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

 결탁 의혹이 제기될 만큼 예민한 이 문제는 군이 감사를 벌인 후 소장을 비롯해 계장, 담당자 등 3명에게 절차상의 과정을 밝지 않았다며 지난달에 ‘훈계’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한데 이어 군 의회 사무 감사 때 질책을 받는 등 물의를 일으킨 직원을 최근에 표창 대상자로 경남도에 상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보건소, 진료소, 지소에서 예방 접종했다는 서류에는 실제 접종자와 명단이 다르게 엉터리로 작성돼 있고, 식당 외상 장부 역시 비상근무 등에 사용하는 급량비 지출 날짜와 먹는 날짜, 인원수가 다른데 이어 사인도 한사람이 한 것으로 드러나 각종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의령군 재정 자립도에 어울리지 않는 2억 7천만 원짜리 고가 의료장비(X-ray 방사선)는 고작 신체검사와 보건증 만들 때 사용하는 수준이다.

 연간 총 관리비가 6억 6천여만 원에 이르고 있고, 보건소와 협약해 민간 위탁 운영 중인 의령군립병원의 의사(당초 3명)도 부족하고 간호사는 1명(당초 5명)뿐인 빛 좋은 개살구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건소 신축 건물 이사 간식비로 이틀에 106만여 원을 지출했다는 등 의령군 보건소는 ‘이게 국가 기관 맞나’라고 할 만큼 총체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막강한 소장의 인사 월권 개선과 많은 공무원들이 지적하고 있는 효율적인 업무 관리를 위해 사무관 자리를 신설하거나 도내 소장의 순환 근무를 3년 정도로 개선해야 하는 것은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지나가던5급 2012-02-28 10:33:00
뭐 무리 없어 보이는 내용까지 안좋게 포장하시는 것 보니..공무원에 대한 한 같은 것이 있으신 편파적 보도 같습니다.
저도 공무원 좋아하지 않지만..이건 뭐 너무 뻔히 보이는 억지로 흠집내기네요..
기자 레벨이 딱 이정도인가...경남매일..푸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