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2:33 (금)
갱년기 장애, 해답은 없나?
갱년기 장애, 해답은 없나?
  • 이종진
  • 승인 2012.12.05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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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종 진 부산 한빛프롤로 의원ㆍ한의원 원장
 갱년기 장애는 40대 중후반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아닐까 한다. 여성으로서는 불혹을 넘기면서 얼굴이 자주 화끈화끈 달아오르거나 성격의 변화를 보이면 혹시 자신이 갱년기가 아닌가 걱정하게 된다. 자신의 여성성을 의심하며 다음 생리를 손꼽아 기다리며 불안해하게 되는데 남은 30~40년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폐경에 대한 여성들의 두려움은 꼭 떨쳐야만 할 것이다.

 비단 갱년기가 여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남성들도 `고개 숙인 남자`로 낙인찍히는 시기가 여성의 폐경과 비슷한 시기에 찾아온다. 20대 때, 남자의 남성호르몬 수치는 혈액 1dl당 약 1천ng이다. 그러나 30이 되면 900ng까지 내려가며, 40에는 800ng, 50대는 700ng, 60대는 500ng, 70대는 400ng, 80에는 300ng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런 수치만 참고하더라도 남성갱년기란 말은 그저 여성의 폐경에 대응되는 재미삼아 하는 말이 아닌 진정 나이 들어 심술궂고 까탈스런 `고개 숙인 남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더욱 말하고 싶은 것은 서양의 푸른 눈의 코쟁이들보다 우리 민족이 더욱 갱년기에 민감하고, 고생을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원인을 스트레스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에만 있는 병인 `화병`을 40대 이후의 분들이 다들 자기가 앓고 있다고 느낄 정도이니 참으로 대한민국 중년들은 고생이 많다.

 항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살아남기 위해 긴장을 하다 보니 교감신경이 흥분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부신 수질(안쪽 부분)에선 쉴 새 없이 `아드레날린`을 뿜어내게 된다. 또 스트레스 시에 많이 분비돼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티졸`도 부신피질(바깥 부분)에서 계속해서 분비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부신`이라는 장기는 맛이 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갱년기를 무난히 넘겨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첫 번재 원칙은 `부신`이라는 장기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방적으로는 항상 긴장해있는 양적인 상태로 말미암아 음이 고갈된 상태이니 음기를 보해 음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육미지황탕`류의 처방을 써서 부신을 치료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한약의 맛이나 냄새가 꺼려지는 분이라면 비록 국내에서 구하기가 힘들지만 부신을 보호하는 영양제라고 할 수 있는 `아드레날 콤플렉스` 등을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복용하길 권하고 싶다.

 두 번째 원칙은 부족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하는 방법이다. 부족한 호르몬이라 함은 당연히 여성의 경우는 여성호르몬이고 남성의 경우는 남성호르몬일 것이다. 단, 여성의 경우에 남성호르몬도 필요한 경우가 있으니 담당 의사나 한의사와 상담해야 할 것이다. 보통 현대의학에서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호르몬대체요법(HRT)을 많이들 시행하는데, 이 때 항상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여성 암의 발생 위험을 고지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여성호르몬을 먹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왕 갱년기 치료를 위해 호르몬을 복용하려면 체내에 들어가서 필요한 정도만 활용하고 암을 유발할 정도의 과량은 불활성화된 체로 체외로 배출되도록 하는 (합성 호르몬이 아닌) 천연 호르몬을 드시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과유불급으로 이러한 천연 호르몬도 과량 복용 시 충분히 여성암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니 갱년기가 왔다 싶으면 반드시 전문가인 의사와 한의사와 상담을 하시길 권한다.

 음식으로 갱년기를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콩류에는 에스트로젠 성분이 많이 있는데, 특히 쥐눈이 콩(한약명 서목태)에 그 성분이 많다. 미녀는 `석류`가 아닌 `쥐눈이 콩`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리고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케일 등에 인돌-3-카비놀이라는 성분이 많은데 이는 갱년기에 노출되기 쉬운 암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에스트로젠의 대사과정 중 암으로 전변되기 쉬운 4나 16-하이드록시-에스트로젠 부산물보다 소변이나 대변으로 배출되기 쉬운 2와 4-하이드록시-에스트로젠 부산물을 많이 만들어 암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리고 블랙 코호시(한약명 승마)는 황테 자극 호르몬을 억제해 폐경 후의 작열감을 쉽게 없애준다. 또 폐경 후 남성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아 고생하는 여성이나 남성 갱년기에 전립선 비대와 탈모로 고생하는 남성에겐 소팔메토를 권한다. 필자가 번역 출간한 "젊어지는 법"에서는 갱년기의 우울감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부족과 밀접한 연관성을 설명했다. 이 우울감을 잘 극복하지 못하거나 선천적으로 도파민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급기야 손과 머리를 떨며 종종걸음을 걷게 되는 파킨슨병과 같은 심각한 질환을 얻게 될 수도 있다. 꼭 이러한 심각한 병으로 겁을 주지 않더라도 자신의 성(性) 죽을 때까지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모두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과 남성이 성적 정체성이 확립된 할머니로 고개를 숙이지 않은 할아버지로 곱게 늙어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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