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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잔학상과 우리의 각오
일제의 잔학상과 우리의 각오
  • 송종복
  • 승인 2013.03.04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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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 종 복 문학박사ㆍ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지난 아픔 잊지 않으려면
그에 걸맞은 상징물 필요
항일 기념탑 없어 아쉬워

 김해 분산성으로부터 힘차게 뻗은 구지봉에서 금관가야의 시조가 탄생했고 또한 그의 정기로 인한 지역민의 애향심과 결속심이 다져지자 일제는 거북이의 목을 끊고 도로를 개통시켰다. 필자는 지난 1980년대 민방위 강연장마다 이를 언급했으며 아울러 사례를 들었다.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정기를 북돋을 만한 전설이나 신앙과 관련이 있는 모든 명산과 명당, 유적지, 지형지물은 그 상징성을 두려워해 모조리 끊고, 자르고, 부수고, 지워버리고, 쇠말뚝을 박고, 기름을 끓여 붓고, 주문을 파묻는 별의 별 심리전을 다 썼다.

 또한 한민족의 말살정책으로 조선을 자기의 노예를 만들기 위해 한국사를 왜곡시켰다. 즉 고조선 문화권의 창조와 국조를 부인하고, 국가기원을 한사군 지배하에 연결시키고, 삼국강역을 한반도내에 압축시키고, 고구려 발해 등 북조를 한민족사에서 제외시키고, 한국의 역사란 승리는 없고 오직 패배만의 숙명적인 노예근성의 민족체념을 주입시키는데 혈안이 돼 왔다.

 한국을 병탄하고는 고종과 순종황제의 우울함과 쓸쓸함을 달랜다는 미명아래 민족정신의 지주인 창경궁을 헐어 오락장으로 삼아 민족정신을 말살하고, 기형 동물들을 길러서 왕에게 관람케 해 국가와 민족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리게 하고, 왕궁의 존귀성을 격하시키려는 왕조서열을 동물서열로 내리깎는 야만적인 행위를 단행했다. 우리는 이런 사실도 모르고 외국인에게 관광지로 창경원(창경궁)을 관람시켰으니 관람객은 고개를 외면하고 우리 민족은 얼간이가 되고 말았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 봐도 왕궁을 동물원으로 만든 민족은 우리뿐이었다. 늦게야 반성해 1983년에 와서 겨우 과천의 동물원으로 옮기고 창경원도 창경궁으로 개명해 국가의 존엄을 격상시켰다.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정기가 서린 서울 남산의 용머리를 깨어 인본의 신사를 짓고, 왜놈의 기세를 짓누른다는 부산 구덕산에서 뻗어 내린 용두산의 용두를 헤치우기 위해 보수동에서 중앙동을 통하는 도로를 내어 목을 끊고, 삼국을 통일해 일본의 야욕을 끊는다는 의미에서 경주의 무열왕릉 백호 맥의 목을 자르고, 철도를 관통시켜 왕릉 바로 앞을 통과할때 마다 기적을 울리며 정기와 운축을 막았다.

 이제라도 우리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모든 행사의 의례는 거의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한다. 이때 ‘순국선열’은 나라의 임금이 없어 외국인에 통치당할 때 내 조국과 민족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불구자가 된 분이며, ‘호국영령’은 6ㆍ25 때 참사한 구국 혼을 말한다. 엊그제 바로 3ㆍ1운동 기념일이었고, 곧 8.15 광복절이 다가온다. 이는 항일을 위한 국경일인데 이때마다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행사하는가. 각처학교마다 배우는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지난날의 아픔을 잊지 않으려면 그에 걸맞은 상징물이 있어 언제나 회생하며 각오가 필요하다. 우리 김해시는 벌써 53만 명의 인구가 넘었으며 만인의 놀이터인 연지공원도 태어났다. 이 넓은 무대에 항일 기념탑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느냐 하는 안타까운 애국심에서 한 마디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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