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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과 "코레야 우라!"
안중근과 "코레야 우라!"
  • 송종복
  • 승인 2013.03.18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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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 종 복 문학박사 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15분 안중근은 처형됐다. 조부 안인수는 진해 현감을 역임했으니 우리 고장과도 인연이 있는 분이다. 그는 조국의 운명을 짊어지고 만리타국 하얼빈 역의 플랫폼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저격(1909.10.26)과 동시에 러시아어로 "코레야 우라! (Корея! Ура!)"(한국만세)라고 외쳤던 그 장소를 안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필자는 현지를 답사했다. 그의 항일독립을 위한 발자취를 찾아 가던 중 러시아 연해주의 크라스키노에서 `단지동맹`이란 비석을 보고 섬뜩하여 발길을 멈추었다.

 `단지동맹`의 비문에는 안중근을 위시해 김기렬, 백락길, 박근식, 김태련, 안기린, 리주천의 7명이 조선침략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와 `을사 5적신`을 처단키로 명세하고 `7인단지동맹(7人斷指同盟)`을 맺고 각자의 왼쪽 무명지를 잘라 피 한 사발을 모아 `대한독립`이란 혈서를 쓴 장소를 기념하기 위하여 세운 비석이란 내용을 보고 새삼 치가 떨렸다. 그는 울라지보스또크에서 출발해 하얼빈 역 근처 여관에 투숙하여 <장부가>를 썼다.

 장부가 세상에 처함이여 그 뜻이 크도다.

 시대가 영웅을 만들고 또한 영웅이 시대를 만들이로다.

 쥐 도적 이또여 어찌 즐겨 목숨을 구하는가.

 이에 이를 줄로 어찌 헤아렸으리오 사세가 본디부터 그러하도다.

 동포 동포여 속히 대업을 이를지어다. 만세, 만세, 만만세, 대한독립 만만세.

 일본의 원흉이 저격되자 이 소식이 조선은 물론 순식간에 전 세계에 펴졌다. 영국신문에서는 "세계적인 재판의 승리자는 안중근 이었다." 주은래부인 등영초는 "조선의 영웅을 다룬 연극 `안중근`을 공연하는 방면 동북의 36개 모범소학교에서는 수업 전에 `안중근의 노래`를 합창했으며, 대만을 세운 장개석은 "안중근의 공적이 삼한과 만국을 돕고 백세와 춘추에 빛나리라"고 했으니 우리의 현실은 어떠했는가?

 또 그는 32세에 사형선고를 받고 시를 남겼다.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즉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라고 했으며 또한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고 했다. 일제가 조선을, 만주를, 중국을 삼키려는데 중국이 이를 막기 전에 안중근이 선제 토벌했다는 의미에서 동양의 영웅이요 또한 `동양평화론`을 저술했다는 것에서 우리보다 중국 대륙에서 도리어 대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는 것을 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요즘은 비상시국이다. 북한은 연일 `전쟁의 맛을 보여 준다` `제일먼저 총리를 벌초 해버리겠다`는 등 심지어는 `서해안 섬사람을 피난가라`는 살벌한 소리를 하며, 온 전선은 비상시국인데도 불구하고 군 최고위급들은 골프를 친다느니 아직 국방장관이 공석중이라 하니 지금 백성들은 어디로 가란 말인가. 역사를 그렇게나 모르는가. 다시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본받아 보라는 뜻에서 "코레야 우라! (Корея! Ура!)"를 외쳐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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