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4:10 (금)
狡猾(교활)
狡猾(교활)
  • 송종복
  • 승인 2013.03.25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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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활한 직장인은 상사와 동료한테 신망 못 얻어
▲ 송 종 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狡: 간교할 교, 猾: 교활할 활.
간사하고 꾀가 많아 남에게는 아량 곳 없이 자기만 살겠다는 뜻.

‘교활’은 개 사슴 록(犬) 변이다. 교(狡)나 활(猾)은 모두 동물 이름이다. 물론 실존하는 것은 아니며 전설상의 동물이다. ‘산해경’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 동물에 대한 특성이 있다.

 교(狡)라는 짐승은 옥산(玉山)에 살며 개와 같지만 표범 무늬를 하고 있다. 머리에는 쇠뿔을 달고 있으니 그 형상이 괴이하다. 울음소리 역시 개와 비슷하다고 적혀 있다. 한 가지 특별한 것은 이놈이 나타나면 그 해에는 여지없이 풍작이다. 그런 점에서 교는 길조이며 어느 누구나 반긴다.

 활(猾)이란 짐승은 아주 간악하다. 사는 곳은 요광산(堯光山)인데 몸뚱이에는 돼지털이 나 있으며 동굴 안에서 겨울잠을 잔다. 한소리 기합을 지르듯 울어대면 온 천하가 큰 혼란에 빠져 버린다. 사람들은 모두 흉조의 상징이기 때문에 활을 두려워한다. 따라서 교의 주변에는 활이 있기 마련이다.

 교나 활은 산속에서 호랑이 같은 맹수를 만나면 스스로의 몸을 구부려 공처럼 만들어 버린다.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삼키려 들면 재빨리 입안으로 들어가 내장으로 굴러가 그것을 파먹는다. 배가 아파 호랑이가 날뛰면 맘껏 내장을 뜯어 먹는다. 그리고 호랑이가 죽으면 그제야 유유히 뱃속에서 빠져나온다. ‘교활’이란 짐승은 몰래 숨어 다니며 주위를 어지럽게 신출귀몰하며 남을 해롭게 해 자기만 그물에서 빠져 나오려는 얄팍한 인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가 봉직하는 직장에서 주로 자기의 입신출세만 앞세우고 다른 동료를 헐뜯거나 험담하는 일이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자신의 본분도 모르고 주체 없이 마구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은지 반성해 봐야 할 일이다. 이를 모르고 교활(狡猾)과 아첨으로 점철되는 이가 패가망신의 길이라고 새겨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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