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2:29 (목)
野合(야합)
野合(야합)
  • 송종복
  • 승인 2013.04.10 0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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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ㆍ업체 ‘야합’은 반드시 드러나

野: 들 야. 合: 합할 합.
들에서 합치다. (남녀간의) 합당치 못한 결합을 뜻함.

▲ 송종복 문학박사
 이 말의 출전은 ‘史記’의 ‘공자세가’다. 공자를 추앙했던 사마천이 공자의 출생을 야합(野合)이라 했던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역사가인 사마천이 역사 기록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의 주장을 따른다면 공자는 사생아가 된다. 둘째는 당시의 풍속으로 볼 때 남녀 간에 나이 차이가 많기 때문에 혼례를 올리지 않고 동거를 했다는 뜻이 된다. 경위야 어떻든 야합은 합당치 못한 결합을 의미한다.

 그의 선조는 송(宋)나라 사람으로 공방숙(孔防叔)이라 했다. 방숙은 백하를 낳고 백하는 숙량흘을 낳았다. 숙량흘은 70세 즈음에 안씨의 딸 16세와 ‘야합’해 공자를 낳았다. 낳고 보니 아이의 머리 중앙이 쑥 들어간 반면 주위가 불쑥 솟아 있어 구(丘:언덕 구)라 이름 지었다. 자는 중니(仲尼)고 성은 공(孔)이다.

 숙량흘은 공자가 태어 난지 3년 만에 죽었고 방산에 매장되었다. 방산은 노나라 동쪽에 있는데 공자는 부친의 묘소를 알지 못했다. 모친이 야합한 것을 꺼려 공자에게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공자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오보(五父)의 구라는 곳에다 빈소를 차렸다. 부친의 묘소를 몰랐기 때문에 훗날 합장을 위한 근신의 행동으로 보인 것이다.

 야합(野合)이란 원래 혼전성교나 동거를 뜻하는 것이다. 동물처럼 아무 구속 없이 ‘들판에서 합친다.’라는 폄하적 의미로 쓰던 문자이다. 이것이 관용적 표현이 되면서 서로 정당치 않은 공동노선을 취한다는 뜻이 됐으니 원래부터 불순한 단어이다. 따라서 함부로 이런 말을 쓰면 욕이 된다고 본다.

 요즘 공무원 사회와 일반인 사회간에 야합한 것이 서서히 들통이 나고 있다. 감시 감독청이 별장에서 일반인과 야합했다든지 또는 지도를 요하는 상급기관이 지원금을 사이에 두고 야합하는 행위는 결국 들통이 난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의미에서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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