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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 없는 일선 형사들의 일상
낮과 밤 없는 일선 형사들의 일상
  • 경남매일
  • 승인 2013.04.1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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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진주는 예부터 문화ㆍ교육도시로 전국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리고 잘 짜여진 도시구획과 도심을 가로 지르는 남강이 있어 그 어느 도시보다 안정감이 더하다. 주민들의 생활 의존도도 주로 농업과 상업이여서 단순하면서도 부지런하고 활기차다. 한마디로 말해 천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도시답게 보수적이면서 조용하고 안정감을 주는 그런 도시다.

 그런데도 간혹 발생되는 강력 사건은 전국 최초의 수식어가 붙여지는 대형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50년대 말과 60년대 초에 발생했던 KㆍP군의 유괴사건이 그랬고 70년대 초 발생했던 무장탈영병 총기난동사건이 대표적이랄 수 있다.

 지금은 잊혀진 사건이지만 그 당시 3건의 사건 모두 경찰에 의해 범인이 검거됐다. 사람 사는 곳이면 무슨 사건이던 일어나게 돼 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경찰 또한 있기 마련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진주서 관내의 9대 범죄 발생건수는 3천807건이었으나 2천409건을 해결, 64.3%의 검거율을 나타냈다. 살인사건 100%, 강간 강제추행 90.8%의 높은 검거실적을 나타낸 반면 절도사건은 44.8%의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이같이 굵직굵직한 강력 사건은 범인을 제때 검거하는데 비해 생계형 절도사건은 미제로 남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전체 검거율이 낮아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이같이 대형 사건을 해결하는 데는 밤잠을 자지 않고 범인 검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름 모를 수많은 형사들의 노고가 담겨져 있지만 수사를 지휘하는 책임자 또한 사생활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이 있기에 치안이 유지되고 국민들은 편안한 밤을 지샐 수 있는 것 아닌가.

 한 달 전에도 진주에서는 살인사건이 발생했었다. 그 시각부터 일선 형사들은 물론 수사 책임자까지 집에 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나 발 빠른 초동수사를 완벽하게 해내 이틀 만에 범인을 검거, 사건을 종결하면서 수사 형사들의 소임을 다한 것이다.

 이태 전 정촌면에서는 한 여인이 강도ㆍ강간을 당했다. 4개월 만에 범인을 검거, 전국구 대어를 낚기도 했지만 이 사건에 투입된 수사형사들의 고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용의자를 탐색하고 현장주변 잠복근무에 들어가는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극적인 장면들이 현실로 뒤바뀌었다. 7개 팀의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키 165cm, 보통체격, 곱슬머리 40대 중반의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밤낮이 없었다. 범죄현장 주변의 각종 공사업체 근로자 1천800명의 명단을 입수하고 당일 행적을 캐나갔다. 그리고 280명의 용의선상의 남자들의 구강취체, 국과수에 감정의뢰 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가정생활은 국가에 담보했다. 진주의 치안유지와 범인 검거를 위해 사생활도 뒤로 미뤘다. 그 중심에는 장동철 경위(당시 강력 5팀장)와 민완형사들이 있었다.

 92년 순경으로 임용된 장 경위는 16년간을 수사형사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수사통이다. 지방청 광역수사대 근무시절에도 도내 조직 폭력배들을 소탕, 경사로 특진하는 인생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2007년 진주경찰서에 마약팀이 신설되면서 장 형사는 또 한번 두각을 나타낸다. 마약 사범 검거 경남 1위를 차지, 강력반 형사로서의 진면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정생활은 낙제다. 국가에 몸을 바친 일선형사들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대학에 진학중인 딸과의 단절된 대화를 못내 아쉬워했다. 동이 트기가 무섭게 사건 현장을 누비고 남들의 출근시간에 옷이나 갈아입으려 귀가하는 시간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팀워크 도움으로 경위로 진급할 수 있었다는 장 형사는 진주서 수사과장으로 재직하다 작고하신 최상철, 이종규 과장처럼 베테랑 민완형사로서의 이름 석 자를 남기고 싶다는 포부다. 이렇게 음지에서 치안유지를 위해 책무를 다하는 장 형사와 같은 일선 형사들이 있기에 우리들은 안거낙업(安居樂業)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범죄자들은 공일이 없다. 고로 경찰서 형사들도 쉬는 날이 없다.

 ‘사건 발생 이전의 범죄예방이 중요하다‘는 장 형사를 비롯한 진주경찰서 형사들은 오늘밤도 살랑한 봄 바람에 몸을 내 맡기고 예방차원의 순찰을 일상화 하고 있다.

 범죄 없는 희망찬 사회를 꿈꾸면서!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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