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1:28 (토)
食言(식언)
食言(식언)
  • 송종복
  • 승인 2013.04.23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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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도층ㆍ위정자의 식언은 지탄 받아야
食: 먹을- 식 言: 말씀- 언
한번 입 밖에 낸 말을 도로 입 속에 넣는다는 뜻으로
약속대로 실행하지 아니하고 거짓말을 일삼음.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사서삼경 중 서경(書經)의 탕세편(湯誓篇)에 의하면 하(夏) 나라의 걸왕(桀王)은 중국의 대표적인 폭군이었다. 애첩(愛妾) 말희(抹姬)에게 빠져 온갖 못된 짓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또한 포악하기도 이루 말할 수 없어 무고한 충신과 백성을 잡아다 죽이니 민심은 이내 등을 돌렸고 백성은 도탄에 빠지고 말았다.

 이때 탕왕은 걸왕과는 달리 덕을 쌓아 그곳의 백성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많이 받고 있었다. 걸왕을 치기에 앞서 그는 병사들을 모아 놓고 출정의 사유를 밝혔는데 현재 “나는 결코 야심에서 군사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고통 받고 있는 백성들을 구하기 위하여 일어난 것이다” 하늘을 대신해 부덕한 자를 징계하기 위함이다.

 이번에 공을 세운 자에게는 반드시 큰 상을 내릴 것이니 너희들은 내 말을 의심하지 말라. “나는 내가 한 말을 다시는 식언(食言)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너희들 중 내 명령을 거역하는 자에게는 삼족(三族)을 멸할 것이다”고 했다. 탕(湯)의 군대는 파죽지세로 쳐들어가 명조(鳴條)라는 곳에서 격돌해 승리로 이끌었다. 사기충천했던 탕의 군사는 걸(桀)을 사로잡고 말았다. 이때 탕 왕이 “나는 내가 한 말을 도로 삼키지 않는다. 즉 ‘식언’(食言)은 하지 않는다고 한 말에서 유래됐다.

 오늘날 사회지도층이나 가진 자들이 자신의 안위와 보신을 위해 임기응변으로 식언을 너무나 많이 하고 있다. 위정자들은 선거 때마다 표를 의식해 식언을 얼마나 많이 하며, 또한 행정가 역시 민원을 당분간 잠재우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식언을 얼마나 하는지 차제에 탕 왕이 한 말과 같이 ‘식언’(食言)을 반복해서는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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