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3:48 (금)
相思病(상사병)
相思病(상사병)
  • 송종복
  • 승인 2013.05.21 2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숨까지 버리는 ‘상사병’, 욕심 버리면 치유돼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相: 서로 - 상, 思: 생각하다 - 사, 病: 병 - 병
남자나 여자가 마음에 둔 사람을 몹시 그리워하는 데서 생기는 마음의 병.

 남녀가 서로 마음에 둔 사람을 몹시 그리워하는 데서 생기는 마음의 병으로서, 이를 연병(戀病)ㆍ연애병ㆍ화풍병ㆍ회심병이라고도 한다. 한자로 ‘사랑 애(愛)’자는 ‘받을 수(受)’ 자에 ‘마음 심(心)’ 자를 합친 말이다.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 바로 사랑이라는 의미다. 그 마음이 일방적으로 가기만 하고 되돌아오지 못할 때 바로 병이 되는 것이다. 황진이를 기생의 길로 가게 만든 것도 처녀시절 이웃집 총각의 ‘상사병’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宋나라 강왕(康王)은 주색(酒色)으로 세월을 보냈다. 시종인 한빙(韓憑)의 부인 하씨는 절세미인이었다. 강왕은 그녀를 후궁으로 삼고 한빙에게는 죄를 씌워 변방지기로 보냈는데 한빙은 그곳에서 자살했다. 하씨도 한빙을 그리워하며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 했다. 유서에 “임금은 사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지만, 나는 죽는 것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바라건대 한빙과 합장해 주십시오”라 해, 분노한 강왕은 일부러 무덤을 서로 떨어지게 만들고는, 다시 “죽어도 사랑하겠다는 거냐? 어디 무덤을 하나로 합쳐보라”고 했다.

 그 후 열흘이 못 돼 큰 아름다리 나무가 무덤에서 자라더니 위로는 가지가 서로 얽히고 아래로는 뿌리가 서로 맞닿았다. 나무 위에는 한 쌍의 원앙새가 앉아 서로 목을 비비고 슬피 우니, 듣는 사람들이 다 눈물을 흘렸다. 모두가 ‘이 새는 한빙 부부의 넋일 것’이라고 하며, 모두가 슬피 여겨 그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 불렸고, 이에 남녀가 서로 사랑하다 죽은 한빙과 하씨를 두고 상사병(相思病)이란 유래가 됐다.

 사랑이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느끼는 ‘특별한’ 재발견이다. 사랑에 빠진 순간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나를 위해 빛을 발하고, 사랑이 끝났을 땐 세상이 나를 버린 듯 빛을 잃어버린다. 신화에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사람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사랑을 갈구하다가 그 사랑을 얻지 못하면 목숨까지도 버렸다니, 도대체 사랑이 뭐 길래 이렇게 사람을 못 쓰게 만들어 놓는지. 오늘도 이 넓은 하늘 아래 또 누가 가슴앓이를 하며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밤을 새고 있을까? 인간은 욕심을 버리면 상사병이 절로 치유되는 병이라는 것을 명심해 두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