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7:24 (금)
좋은재료ㆍ깐깐한 손맛 ‘엄마표 밥상’ 대령이오!
좋은재료ㆍ깐깐한 손맛 ‘엄마표 밥상’ 대령이오!
  • 배미진 인턴기자
  • 승인 2013.07.22 2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연조미료로 맛 낸 건강식… 한 번 발길 단골돼
각종 한약재 넣어 삶은 돼지고기 잡내 전혀 안나
▲ 풍년쌈밥집 입구.
 무더위에 입맛 잃기 쉬운 여름. 그리운 엄마 밥상 생각하며 입맛 돋우고 싶을 때가 있다.

 여기 내집처럼 편안하게 밥 먹을 수 있고, 엄마의 마음으로 손님을 대하는 곳이 있다.

 김해시 부원동에 위치한 ‘풍년 쌈밥’이 바로 그곳.

 가게에 들어설 때 다소 좁다고 느껴질 소박한 가게지만 반갑게 맞아주는 주인 안주현(49) 씨를 보면 엄마의 따뜻한 정이 느껴진다. 안씨는 올해 1월 14일 ‘풍년쌈밥’을 열었다. 그 전에 오리요리, 한식을 하다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전의 오리 풀코스 가게는 지금 이곳보다 넓었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해 많이 아쉬웠다고. 그래서 탄탄한 음식노하우를 가지고 이곳에 왔다. 실제로 주위에 주차할 공간이 많아 손님의 편의성을 생각하는 마음도 ‘엄마 마음’이라 할 수 있겠다.

 “화학조미료는 일절 쓰지 않아요.” 음식을 내놓는 안씨의 태도는 당당했다. 재료에 대한 진정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70만 원의 가치가 있는 7천원 밥상이라 자부하는 그녀.

 그도 그럴 것이 이 밥상엔 안씨가 직접 멸치, 표고버섯, 새우가루 등을 섞어 만든 자연 조미료로 음식의 깊이를 더했기 때문이다. 원한다면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화학조미료를 배제하고 맛과 건강을 만족시키려는 안씨의 식당은 요즘 같은 먹거리 안전 불감증 시대에 소위 ‘착한식당’이라 할 수 있다.

▲ 풍년쌈밥정식 2인상. 내놓은 음식마다 안주현 사장의 손맛이 담겨있다.
 가게의 자랑인 ‘풍년쌈밥정식’에는 상추, 깻잎, 당귀 등 4~5가지 쌈 채소와 안씨가 직접 담근 쑥, 산 마늘, 뽕잎, 가죽나물 장아찌와 제철반찬, 고등어조림, 오이냉국 등 남녀노소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밥상이 제공된다. 반찬은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 상 가득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을 보고 있노라면 먹기도 전에 배가 든든해진다.

 뽕나무 삶은 물로 양념된 들국화 꽃은 씹을 때마다 향긋한 내음이 퍼져 입맛을 돋우게 하고, 오이와 콩나물이 들어가 아삭함과 시원함을 더한 오이냉국을 한 숟갈 떠먹으면 한 여름이 무섭지 않다.

 특히 메인인 돼지고기는 잡내가 전혀 없고 씹을수록 육질과 쫀득함이 살아있는데 그 비법은 한약재라고 했다. 안씨는 고기를 삶을 때 방법을 달리하는데 당귀와 쑥을 넣을 때도 있고 삼지구엽초, 비수리를 넣기도 한단다. 돼지고기와 찰떡궁합인 삼지구엽초는 중북부 이북지방에 자생하는 다년초로 예로부터 팔순 노인이 산에 지팡이를 짚고 간신히 올라가 이 풀을 먹고는 원기가 왕성해져 청춘을 찾아 아들을 낳을 만큼 원기회복에 소문난 약초다. 또한 비수리는 전국 각처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약초로서 생약명은 야관문이라 불리는데 이는 밤의 문을 연다는 한자음으로 정력에 좋다고 이름났다.

 이처럼 원기회복에 뛰어난 약초들을 넣어 삶은 고기 맛은 일품이다.

 완벽한 쌈을 완성하기 위해선 쌈 채소에 뽕잎 장아찌를 올리고, 따끈한 밥 조금, 돼지고기 한 점과 입안을 개운히 해주는 당귀를 올려 입안 가득 싸먹으면 맛과 영양을 한입에 채울 수 있다. 따로 수육을 주문하면 중 2만 오천원, 대 3만 원이다.

 안씨는 “고기를 제외하곤 얼마든지 더 드릴 수 있어요 배부르게 드시고 가셔야죠”라며 후덕한 인심을 자랑했다.

▲ 안주현 사장
[인터뷰] 안주현 사장

“화학조미료는 사탕 같아 음식 원래 맛 잃게 해요”
자연밥상 대하면 행복 “손님에게 웃음 드려야”

 자연조미료만을 추구하는 이유에 대해 안주현 풍년쌈밥 사장은 “화학조미료는 마치 달콤한 사탕과 같아서 계속 먹다보면 중독돼 음식 고유의 맛을 잃어버리게 하고 인체 내에 쌓이면 독이 된다. 가게에 처음 오신 분은 별 맛이 없다 할 수 있는데 바로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고 안씨는 당장 손님의 만족을 위해 넣을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풍년쌈밥식당 차림표를 보면 풍년쌈밥정식, 김치두루치기정식 7천원, 갈비탕 6천원, 육개장 6천원,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등 다양한 메뉴가 제공된다. 여름별미로 콩국수와 열무국수도 4천원에 판매한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그 가치는 생각보다 크고 깊다. 남는건 별로 없지만 배불리 드시고 가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안사장은 말했다.

  그동안 본격적으로 요리한지 16년이 지났지만 음식의 깊이를 이젠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는 안씨는 공부를 따로 한건 아니지만 어머니께 많이 배웠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산에 가서 이것저것 맛보고 콩잎, 칡잎 찔레순 등 이름 모를 잎들도 장아찌를 담갔다. 이 과정 속에서 자연히 공부가 된 셈이다. 이젠 효소도 기본 200kg씩 담근다고 하는데 가게에 비치해서 보여주고 싶지만 작은 공간이 다 찰 수 있다며 웃어보였다.

 음식에 손이 많이 가지만 자연으로 밥상을 꾸미면 먹는 사람들이 행복해질거라 자신한다는 안씨의 식당엔 그 맛에 반해 한번 온 손님들은 계속 찾는다고 한다. 외지에서는 알고 찾아올 정도다.

 재료에 대한 진정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고 그것은 그녀가 만드는 음식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우리밥상이 거창하진 않아도 제 음식 드시러 오는 분께 웃음을 드리고 싶다”고 말하는 안씨의 얼굴엔 행복이 묻어나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