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6:51 (금)
座右銘(좌우명)
座右銘(좌우명)
  • 송종복
  • 승인 2013.09.10 2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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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 (사)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座: 좌 - 자리, 右: 우 - 오른쪽, 銘: 명 - 새기다

항상 자기 옆에 놓고 조석으로 바라보며 생활과 행동의 길잡이로 삼는 명언이나 격언을 말한다.

고위관료, 좌우명 새겨 늘 자신을 돌아봐야

 명(銘)이란 쇠붙이에 새긴 글이라는 뜻인데, 중국 후한(後漢) 학자인 최원(崔瑗 78∼143년)이가 생활의 지침이 되는 좋은 말을 쇠붙이에 새겨서 책상(座)의 오른쪽(右)에 놓고, 매일 바라보며 반성의 기회와 생활의 거울로 삼았다. 따라서 좌우명(座右銘)은 자기가 지켜야 할 것을 마음에 두고 두고 생각하며 생활하는 신조를 말한다. 그의 좌우명은 첫째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둘째 `자기의 장점을 말하지 말라`, 셋째 `남에게 베푼 것을 기억하지 말라`, 넷째 `남의 배풂을 받으면 잊어버리지 말라`고 한 것이 세상에 알려지자 이때부터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좌우명을 적는 것이 유행이 돼 이것이 오늘날까지 인간이 회자하는 금언(金言)이 됐다.

 역대 위인들의 좌우명을 살펴보면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 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고 했고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와 같다` 역시 물리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영웅 나폴레옹은 `나의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있을 수 없다`고 했으며, 독일의 철학자 괴테는 `자신에게 그 같은 힘이 있을까 주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미국 대통령 닉슨은 `인간의 죽음은 패배했을 때가 아니라 포기했을 때에 온다`, 미국 독립선언문 초안자 토마스 제퍼슨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등 역사의 주옥같은 좌우명이 많아 인생의 생활지침이 돼 왔다.

 우리의 역대 대통령 좌우명을 살펴보면, 이승만(1~3대)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윤보선(4대)은 `자신에겐 엄하고 타인에겐 너그럽게`, 박정희(5~9대)는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해`, 최규하(10대)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전두환(11~12대)은 `충효 신의 책임 인내`, 노태우(13대)는 `자비무적(慈悲無敵)`, 김영삼(14대)은 `대도무문(大道無門)`, 김대중(15대)은 `경천애인(敬天愛人)`, 노무현(16대)은 `자신에게 엄하고, 타인에게 너그럽게`, 이명박(17대)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으며 박근혜(18대)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중국 노(魯)나라 환공이 자신의 의자 오른쪽에 기기라는 그릇을 놓고 지켜봐 이 그릇은 물을 적당히 붓지 않으면 앞으로 기울고, 적당히 부으면 똑바로 서 있고, 가득 부으면 엎어져 물이 엎질러졌다고 한다. 이에 환공은 의자 오른쪽에 기기라는 그릇을 놓고 사람과 비유하기를 사람은 직위가 높을수록 투기의 대상이 되고, 벼슬이 높을수록 경계의 대상이 되고, 월급을 많이 받을수록 세상 사람의 원망의 대상이 되기 쉽다. 이를 테면 스스로 자기 경계를 실천할 것인데 그렇지 못하다. 직위가 오를수록 뜻을 줄이고, 벼슬이 높을수록 마음을 낮추고, 월급 많을수록 넓게 베풀어야 한다. 최근 언론에 비치기를 절제 없는 과도한 욕심이 화를 불러오는 고관대작들이 많은데 철학이나 생의 좌우명(座右銘)이 정좌되지 않았기 때문에 월권과 과욕을 채워 뭇 사람들의 지탄을 받고 있음을 지적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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