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0:55 (수)
NLL 공방 끝내고 민생 현안에
NLL 공방 끝내고 민생 현안에
  • 박태홍
  • 승인 2013.10.14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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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태 홍 본사 회장
 지난 주말 여가를 활용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최근 관객 동원에 성공해 각종 방송매체에서 크게 다뤄진 `관상`이란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상영시간이 40여 분이나 남아있어 극장 앞 화단 모서리를 의자 삼아 앉아있는데 내 나이쯤 됐을까 싶은 어르신이 내 옆에 앉아 있는 학생 차림의 청년에게 말을 걸었다.

 "앤 머시라카노 그거 NLL인가 뭔가 안있나, 그기 머신 뜻이고" 학생 왈 "바다에 그어놓은 선 아입니꺼" 어르신 "바다에 그어놓은 선이 머시 그리 중요하다고 테레비만 켜면 맨날 그 소리고!"라며 알 듯 모를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 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나로선 아는척 하는 것도 겸연쩍고 그냥 미소로 그들의 표정을 살피고 있는데 그 어르신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제 그 선이 그리 중요한기요" 순간 당황하기는 했지만 나로선 피할 수 없는 장면이 되고 말았다. "어르신 그 선이 중요하기보다는 NLL이란 북방한계선을 두고 하는 말입니더, 육지에는 휴전선이 있지예, 바다에도 그 휴전선과 같이 북한 바다와 경계를 두고 그어놓은 선이 북방한계선 즉, NLL이라 안캅니꺼"라고 내 나름대로의 설명을 해줬다.

 그래도 그 어르신은 뭔가 짐작과 이해가 안 가는 듯 "거기 머시그리 중요하다고 일년내 떠들어샀노,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제" 그래서 나는 "어르신 니 논, 내 논을 표시하는 논두렁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거기 왔다갔다하면 안되잖아예" 그제서야 그 어르신은 "아 맞다 맞아 이제 무신 말인고 알것다. 그랑께 이북 놈들하고 싸우는기네"라며 피식 웃었다. 그 어르신에게 상세하게 말은 안 했지만 NLL은 지난 53년 정전협정체결 이후 유엔군사령부가 북한의 동의 없이 임의로 그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당시로써는 서해 5도(백령도ㆍ대청도ㆍ소청도ㆍ연평도ㆍ우도) 주민의 안위와 어업권 확보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었겠지만 60년이나 지난 지금 그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NLL도 그렇고 오늘날 여ㆍ야의 정쟁은 도를 넘어 가당찮기까지 하다. 한마디로 말해 서로 간에 합당치 않은 견해만을 서로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대화록이 어느 날 극장 앞에서 만난 어르신의 말처럼 "뭐에 그리 중요한 것인가"를 다수의 국민들은 여ㆍ야 정치인들에게 되묻고 싶을 뿐이다.

 정치도 자연의 섭리와 다를 바 없이 음ㆍ양이 있기 마련이다. 갑이 될 수도 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할 수 있는 게 정치이긴 하지만 원론이 없는 말 바꾸기만 하는 정당의 정치는 민심을 얻지 못해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함을 깨달아야 한다. 국민들은 NLL에 대한 논란을 지겨워한다. 전직 대통령의 정상회담 시의 발언 내용이 뭐가 그리 대수냐 말하고 있는가 하면 국익을 위한 북방한계선의 고수는 당연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오늘의 여ㆍ야 모두는 본질을 벗어난 대립된 시각과 의견일 뿐 서로 간 협의해 꼭짓점을 찾으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땀 흘려 일하고 있는데 야당에선 국정 파행을 들먹이며 여당을 옥죄고 있지 않나, 여당은 야당 눈치 보랴 국민들의 속내 읽으랴 우유부단한 형태로 정국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다. 정국의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 또한 대통령의 막중한 책무다. 여ㆍ야 대표를 열 번이라도 만나야 한다.

 그리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정국을 매끄럽게 풀어나가야 한다. 내치도 혼란스러운데 외교의 실익을 챙길 수 있나? 대통령을 위시한 여ㆍ야 정치인 모두는 민생현안과 국익을 위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상심에 젖어야 한다.

 지금쯤 대통령도 양보하는 미덕으로 내치에 관심을 갖고 야당의 진솔한 건의는 받아들여 정기국회에서의 민생현안을 챙겨야 한다. 그리해 여ㆍ야 한목소리를 내는 참 정치를 펼쳐 국민들이 바라는 국태민안을 앞당겼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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