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從橫家(종횡가)
從橫家(종횡가)
  • 송종복
  • 승인 2013.10.15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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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국제정세 푸는 종횡가 역할해야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 (사)경남향토사/수석부회장
 `사기(史記)` `소진장의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합종(合從)과 연횡(連衡)의 두 외교정책을 합한 말로,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각축전(角逐戰)을 가리켜 쓰는 말이다. 합종의 `종`은 縱(종)의 뜻으로 남북을 뜻하고, 연횡의 `횡`은 橫(횡)의 뜻으로 동서를 말한다. 소진과 장의는 같은 귀곡자(鬼谷子)의 제자였다. 소진(蘇秦)이 먼저 남북으로 합작해서 방위동맹을 맺어 진(秦)나라에 대항하는 것이 공존공영의 길이라는 `합종책`을 들고 나와 6국(六國)의 군사동맹을 성공시켰다. 그 공로로 6국의 재상직을 한 몸에 겸하고, 자신은 종약장(從約長)이 돼 6국의 왕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장 노릇을 하게 됐다.

 반면에 장의(張儀)는 소진의 정책을 깨뜨리기 위해 각국을 개별적으로 찾아다니며 진나라와의 연합정책만이 안전한 길이란 것을 설득시켜 소진의 합종책이 사실상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든 것이 장의였다. 이 두 사람을 궤변가로 소위 `소진장의`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같이 외교 무대에서 활약하는 사람을 종횡가라고 부르게 됐다. `맹자(孟子)`의 `등문공하`에서는 장의를 평해, "공손연과 장의 어찌 대장부가 아니겠는가! 한번 노하면 제후들이 두려워하고 가만히 있으면 천하가 편안하도다"라고 했으니, 당시 국제 정세를 뒤흔들어 놓은 그의 활약상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또한 귀곡자(鬼谷子)의 폐합에 의하면 어떤 일을 도모하기 전에는 은밀히 진행하며 외부와 내부의 형세를 살펴야 한다. 누군가와 일을 같이하고자 할 때는, 그의 허실을 잘 살피고, 그가 좋아하는 것, 그의 욕망과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 때로는 그의 말을 살짝 배척해 봐서 마음속의 말을 하게 하고, 의도적으로 반대해서 그의 실상을 알아내는 것이 꼭 필요하다. 상대방이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으면 입을 열게 해서 그가 무슨 이익을 얻고자 하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 전술과 전법으로 외교술에 많이 이용했다.

 최근의 6자회담(Six-party Talks)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03년 8월 27일에 처음 열린 한반도 주변 6개국(한국ㆍ북한ㆍ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의 회담이다. 2007년 2월 13일에 `2ㆍ13 합의`가 이뤄져 일단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기 시작했다. 합의 내용은 북한의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 핵사찰 수용, 중유 지원 100만t 상당의 경제적 지원 등이다.

 그러나 2단계 회담(2007년 9월 27~10월 3일) 이후부터는 진전이 없으며 6자회담 개최도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하면서, 구실은 일본의 조총련 부동산처분에 대한 제제조치로 회담을 결렬시켰다.

 그 후 중국은 회담을 타진하고, 미국은 무반응하고, 러시아는 나 몰라라 하고, 한국은 여타국과 공조하고, 일본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들은 서로가 이해관계에 얽혀 마치 전국시대의 6국을 재연하고 있는듯하니 여기에 지략을 겸비한 새로운 소진장의가 출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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