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1:10 (금)
골목길 걸으며 나만의 지도 만드는 ‘작은 여행’
골목길 걸으며 나만의 지도 만드는 ‘작은 여행’
  • 이동근
  • 승인 2013.10.17 2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행작가 이동근의 힐링스토리
혼자서 여유 즐기며 무궁무진한 만남
수많은 사연 안은 정겨운 이웃도 만나고
슬픔과 외로움도 위로받는다면…

 골목을 걷노라면, 지도는 필요 없다.

 모든 골목길에서는 자신의 느낌에 맞게 걸으며 당신만의 지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 들어선 골목에서 예쁜 대문을 만날 수도 있으며 우연히 닿은 곳에서 예쁜 벽화 한 점을 발견 할 지도 모른다.

 담벼락 위를 서성이는 길고양이 한 마리를 만날 수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선 그 길.

 그 골목안에서 당신이 만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골목은 너무나 다채롭고 너무나 일상적이다.

 햇빛 맑은 날의 느낌이 다르고 비가 오는 날의 느낌이 다르며, 눈이 오는 날의 풍경이 다르다.

 그래서 골목으로의 여행은 혼자서 산책하며 여유롭게 즐기기에 좋다.

 골목을 걸으며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다.

 유년 시절의 기억에 사로잡힐 수도 있고, 좋은 음악과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잡고 천천히 걷기에도 좋다.

 수많은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정겨운 이웃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나는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 사연 속으로 빠져든다.

 골목은 사람을 외롭게도 만들고, 우울하게도 만든다.

 골목은 여행자에게 그 외로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세상 사람 모두가 내 곁에 있어도 외로운 순간들은 있게 마련이고, 가끔은 혼자 외로워지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힐 때도 있듯이 말이다.

 길위에 혼자 서있는 순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 외로움을 견디는 방법은 온전히 자신만이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자신의 깊은 고민을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견뎌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친한 지인에게 솔직하게 터놓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행자로서의 ‘당신’ 여행자로서의 ‘나’ 는 다를 것이다.

 그래서 내가 당신에게 말하는 이야기가 정답이라고 결론은 짓지 않을 것이다.

 내가 서 있던 길에서 느끼는 것과 당신이 서 있게 될 길에서 느끼는 것이 다를 것이 명확하기에….

 다만 나는 그대가 슬픔과 외로움을 위로받는 여행을 했으면 한다.

 그런 여행을 하려면 자신이 서있게 될 길 위를 두려워 하지 않아야 한다.

 당신과 나의 목적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아니다.

 한번은 길 위를 걸으며 길을 잃어보는 것도 그 여행에서 당신을 돌아보기 위한 최선의 마음가짐 이다.


 <작가노트>

 - 2012년 12월 21세기북스 ‘북이십일’  E-BOOK 에세이 :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의 풍경 발매

 -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학 선정 ‘너1825일의기록 : 이동근 여행에세이’

 - 2013년 감성포토자서전

  ‘내안의 깊은 울림’ 출간

 - 다큐멘터리3일 공모전 수상 ‘2011년’

 - 각종 사보 및 여행칼럼 기고 ‘2011~’

 - 미녀들의 수다 : 손요 에세이 리라이팅

 - 부산교통공사 지하철 교대역 스토리텔링 작품

 - 2013 이바구공작소 ‘할머니 꽃이 피었습니다’ 전시회

 메일:happyend1010@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