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1:49 (금)
한주를 밝히는 시
한주를 밝히는 시
  • 서관호
  • 승인 2013.11.05 0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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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편지

-서관호(1948~)

  어제는 고향서 온
  택배 하날 받았다

  거봉시 여럿 싸서
  봉서 함께 보내면서

  친구는
  볼 붉은 감이
  자작시라 적었다.

  어제는 짚을 재며
  첫눈을 기다리고

  오늘은 감을 따며
  친구를 생각하고

  내일은
  김장을 담가
  묵은해를 삭힐 거래.

  지난번 갔을 적에
  유자를 따서 주며

  석류도 익었다고
  자주 오라 하더니만

  고향의
  가을 서정에
  우정을 싸서 보냈구나.

 약력
경남 남해 창선 출생
2002년 현대시조 신인상, 문예시대 수필 등단
공무원문예대전 4회 입상
시조집: `저만치 아직 저만치` `물봉선 피는 마을` 외 다수
`어린이 시조나라` 발행인

 마음이 통하는 친구, 정 많은 친구를 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 정 많은 친구가 시골에서 고향을 지키고 있다면 그런 사람은 더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이 시인은 고향에서 친구가 보내준 택배를 받고 우정에 대해 따뜻한 마음으로 노래하고 있다.
 추수를 한 뒤에 짚을 재며 첫눈을 기다린다는 친구의 마음이 깨끗한 흰 눈 같고 김장을 하여 묵은해를 삭힐 거라는 친구의 말은 묵은 우정을 맛나게 삭힌다는 의미인 것 같아 듣기 좋다.
 어제라는 과거도, 오늘이라는 현재도, 내일이라는 미래도 항상 정을 나누며 소통하는 친구의 일상이라서 좋다.
 자주 오라고 한 친구가 보낸 우정이 가을 서정이라서 부럽다.
<천성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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