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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의 날 앞두고
순국선열의 날 앞두고
  • 김평욱
  • 승인 2013.11.14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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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평 욱 창원보훈지청 보훈과장
지난날 기억 못하는 민족 똑같은 아픈 역사 되풀이
선열 위대한 정신 계승을

 가까고도 먼 나라 일본은 우리 역사에 많은 악역을 맡았다. 침략을 당한 역사에 일본은 숱한 아픔을 남겼고 지금도 생채기가 새겨져 있다. 양국 두 정상이 아직도 회담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일본이 대한민국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없이는 두 나라의 관계는 온전히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

 역사의 잘못을 용서할 수 있어도 역사의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그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용서할 수도 없는 처지다. 이럴 때일수록 역사의 사실을 잘 새겨 후세에 알리는 데 힘써야 한다.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역사의 험난한 수레바퀴는 다시 가슴에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올해는 일제의 침략야욕으로 인해 우리 민족나라의 주권을 빼앗긴지 103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한 세기의 세월 중에서도 일제에 유린당하며 신음했던 그 기간이 우리 겨레에게는 가장 치욕적이고 처절했던 시기였다고 할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421년 전 임진왜란을 일으켜 7년간이나 조선을 초토화시킨 일본이 또다시 대한제국을 침략해 국권을 강탈하고 온 겨레를 핍박했다.

 1905년 당시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대신들과 관료들이 죽음으로써 일제에 항거했고, 급기야는 전국 각지에 의병운동으로 파급돼 수많은 선열들이 희생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기록에 의하면 1895년부터 1945년까지 순국한 선열이 약 9만 6천여 명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문헌상의 수치며 실제로 순국한 분은 그보다도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는 17일은 일흔네 번째 맞이하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대한제국의 국권이 실질적으로 침탈당한 1905년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날로 제정했다.

 해방 후에는 광복회 등에서 주관해 추모행사를 거행해 오다가 1997년 5월 9일 정부기념일로 복원해 매년 기념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에도 17일 오전 11시에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기념관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 국가 주요인사 및 각계대표, 인터넷 참가신청자, 시민,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과 함께 하는 행사로 거행하게 된다.

 우리 경남도 내에서도 같은 날 오전 11시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기념식과 함께 경남도내 고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나라사랑 논술대회를 개최한다.

 우리 국민들 중에 11월 17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올해는 17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그저 하루 쉬는 날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바쁜 일상생활에 쫓기다 보면 지나간 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이 풍요로운 삶과 발전된 모습의 대한민국은 일제로부터 국권회복을 위해 온몸을 바치신 순국선열을 비롯한 독립유공자와 6ㆍ25전쟁 등에서 희생하거나 공헌한 국가유공자분들의 숭고한 정신이 밑거름이 됐다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 반만년의 역사 중에는 수난과 고난이 중첩된 시기가 많았다. 어느 시기에는 국력이 왕성해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때도 있었지만, 역사의 대부분은 국난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온 끈기의 민족역사였다고 해도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지난날을 기억치 못하는 민족은 똑같은 역사를 되풀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한 선각자의 가르침이 새삼스럽게 가슴에 와 닿는다.

 제74회 순국선열의 날을 앞두고 지금으로부터 1백여 년 전 국권을 침탈당하던 시기에 우리의 선열들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 모습을 상기하면서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선열들의 위대한 정신을 가슴깊이 새겨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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