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5:10 (화)
어느 기업 총수의 고향 사랑
어느 기업 총수의 고향 사랑
  • 박태홍
  • 승인 2013.11.25 2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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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태 홍 본사 회장
 어느 기업 총수의 고향사랑이 진주시의 연혁을 바꾸고 있다.

 지난 12일 국내 대표 에너지 기업 GS칼텍스(주) 진주복합수지공장이 지수면 압사리 현지에서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진주시는 1983년 대동공업이 현풍으로 이전한 후 대기업 유치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 민선 5기 이창희 시장 부임 이후 이 같은 결실을 거둔 것이다.

 진주에서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마산 방면으로 가다 보면 지수면 소재지가 나온다. 지수 톨게이트에서 오른쪽으로 꺽어들면 면사무소ㆍ초등교ㆍ보건소ㆍ농협ㆍ식당 등이 있는 어느 시골과 다를 바 없는 한적하고 조용한 유서 깊은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 입구 청년회관 앞 공터에는 벼 수매가를 올려달라는 현수막이 붙어있고 야영지에서나 볼 수 있는 텐트가 처져있어 현 시국 농민들의 아우성을 대변이라도 하듯 한 전형적인 농한기의 시골 풍경 그대로다.

 그러나 진주시 지수면은 한국재계를 이끌었던 4대 재벌과 연관이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구인회(전 LG그룹 회장) 허준구(전 GS그룹 명예회장) 씨 등 이름만 들어도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재벌일가의 고향이고 이병철(삼성그룹 설립자)ㆍ조홍제(효성그룹 창업자) 씨 등은 지수초등교에서 동문수학한 사실이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수면은 GS칼텍스 진주복합수지공장 준공 이후 또 한 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준공, 가동에 들어간 GS칼텍스 진주공장은 1단계로 연 면적 6만 7천㎡의 규모에 전자ㆍ자동차 부품 등에 사용되고 있는 복합수지를 생산하게 된다.

 이로 인해 진주시는 1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더불어 연 1천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거둬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여 진다. 이 같은 대기업을 진주에 유치하게 된 뒷이야기도 무성하다.

 학연에 의한 이창희 시장의 발 빠른 혜안이 가져다준 결실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창희 시장과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은 미국 위스콘 대학의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여러 인맥을 통해 지역 연고 기업인 GS칼텍스가 복합수지공장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유치 작업에 나섰다. 그 당시 GS칼텍스 실무팀은 진주가 아닌 수도권 지역 3곳은 이미 선정, 최종 확정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이 같은 사실을 입수한 이창희 시장은 대학동문 회장인 허동수 회장을 찾아가 고향 발전을 위해 지수면 공장 유치를 간곡하게 부탁했다. 대기업의 총수를 설득하기까지는 무한한 노력이 뒤따랐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허씨 일가의 애향심도 큰 몫을 차지했다. 선친들의 넋이 있는 이곳에 후손들이 잘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보겠다는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간의 추진 상황을 크게 살펴보면 2010년 7월 GS칼텍스의 투자 의향 표명 및 방문협의가 이뤄진 후부터는 부지 물색과 아울러 준공에 따른 양자 간의 업무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진주시와 GS칼텍스의 실무팀은 2010년 7월부터 이달 1차 준공식이 끝날 때까지 MOU 체결ㆍ유치위원회 구성ㆍ주민설명회 실시ㆍ산업용지계획승인공시ㆍ입주계약체결ㆍ건축허가ㆍ문화재발굴조사완료 등 25건에 관한 실무작업을 완결, 이 같은 결실을 이룩한 것이다. 2단계 사업은 2014년 1월부터 추진, 2015년 12월이면 210억 원이 투입된 PP복합합성수지공장이 지수면 압사리 941-10번지 일원에 들어서며 그 위용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이때쯤이면 200명의 고용창출과 연 2천5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발생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내년에 혁신도시에 입주하게 될 국내 최대공기업 Lㆍ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더불어 앞으로 진주경제발전을 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주시는 이번 GS칼텍스의 복합수지공장 준공으로 국내 30대 재벌기업을 최초로 유치함으로써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서의 홍보 효과도 크게 누리게 됐다.

 이외에도 진주시는 민선5기 출범 이후 GS리테일ㆍBGF리테일ㆍ하이즈항공ㆍ대명엔지니어링 등 대기업 유치와 함께 130여 개의 중소기업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서 진주시는 금형산업단지ㆍ항공신업국가산업단지ㆍ세라믹 소재 종합지원센터 구축ㆍ진주 뿌리기술지원센터 건립ㆍ미래성장동력 산업화 등으로 기업투자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성장도시로서의 새로운 진면목을 보여주게 된다. 이는 고향을 사랑하는 한 기업 총수의 애향심과 이창희 진주시장의 학연을 맥으로 한 혜안이 만들어낸 합작품이기에 더욱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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