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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에서 아이 지키려면
학교 폭력에서 아이 지키려면
  • 조은혜
  • 승인 2013.12.03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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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혜 경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J. D. Salinger)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대사다. 여기서 파수꾼은 순수하지만, 불안한 아이들을 방황과 타락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존재로 정의할 수 있다. 아이들은 파수꾼인 기성세대의 보호를 받고 자란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자기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자기 자식만 잘되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성적으로 학생들의 가치나 가능성을 평가한다. 사회에 나가서는 남들보다 돋보여지고 경쟁에서 이겨 더 앞서나가기를 원한다.

 이러한 이기적인 마음이 학교생활의 경쟁에서 뒤처진 학생들에게 좌절과 반항심을 가지게 만들고 결국은 학교 내에서 갈등과 마찰이 생겨 학교폭력으로까지 일으킨다. 사회는 더욱더 가속화돼 가지만, 어른들의 인식과 가치관 등은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학생들은 대중매체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 강원도 청소년상담지원센터가 동해와 속초지역 청소년과 성인 850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40%인 340명이 ‘영화ㆍTV 등 대중매체’를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요즘 방영하는 드라마 ‘상속자들’에서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로맨스로 감싸면서 폭력 가해자를 미화하고 있다. 학교폭력을 ‘재벌 로맨스’ 공식 안에서 다룰 경우 비행에 대한 제재보다 오히려 권력ㆍ재력에 대한 동경을 부추길 수 있다.

 아이들이 자주 접하는 대중매체들은 무분별하고 선정적인 인기몰이 방송위주가 아니라 심의 규제를 통한 건강한 방송을 내보여야 한다.

 또 사회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무조건 ‘공부’라는 틀 안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특정 교육을 하거나, 무료 컨설팅을 해주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

 우동기 대구시 교육감은 “‘한 아이를 기르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현재 교육은 ‘한 아이를 지키는 데 온 사회의 노력’이 절실한 때”라며 “가정에서부터 이웃, 학교, 우리 사회 모두가 전에 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모든 문제가 그렇듯 한 쪽의 일방적인 잘못은 극히 드물다. 옆에 서서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서로의 모난 부분을 다듬어줄 수 있는 어른의 역할이 필요하다. 사춘기의 학생들은 성냥불처럼 매우 불안하다. 너무나도 쉽게 흔들리고 꺼져버리기에 그들을 보호하고 품어줄 따뜻함도 필요하다.

 또한 학생 스스로도 비판과 자아성찰을 통해 폭력이 잘못된 것임을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경험은 부족하지만 스스로 기나긴 방황 끝에 벼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답을 찾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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