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5:58 (토)
張綠水 (장녹수)
張綠水 (장녹수)
  • 송종복
  • 승인 2014.01.07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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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 종 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張:장 - 성, 綠:녹 - 푸를, 水:수 - 물

노비의 딸로서 후궁이 되어 권세를 부린 여성으로, 즉 미인계를 써서 남성의 권위를 이용하는 여성을 지칭함.

 일명 뚜쟁이, 마담뚜, 요부, 미인계로 부르기도 한다. 조선시대를 뒤흔든 3대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은 연산군때 장녹수(張綠水), 세종때 유감동(兪甘同), 성종때 박어우동(朴於于同)이다. 이 중에 제일 걸출한 이가 장녹수이며, 연산군의 9번째 첩이다. ‘조선실록’에는 연산군이 승지에게 장녹수의 부친 장한필(張漢弼)의 내력을 조사시켰다는 것으로 보아, 장녹수의 사랑에 빠져 국정을 문란케 한 것이다. ‘국조문과방목’에 장한필은 층북 청원군 문의현(文義縣) 현령(종5품)이었다.

 장녹수의 아버지는 문과에 합격한 장한필이다. 어머니는 노비로서 장한필의 첩이었다. 따라서 장녹수 역시 천인이었다. 그녀의 출생지는 청원군 문의면으로 추정되며, 현재 이곳은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가 위치한 곳이다. 장녹수는 집이 너무 가난하여 몸을 팔아 생활하였으며 시집을 여러 번 갔다. 그러던 중 제안대군(연산군의 숙부) 집안노비의 아내가 되어, 아들 하나를 낳은 뒤, 노래와 춤을 배워 창기(娼妓)가 되었고, 노래를 잘해서 입술을 움직이지 않아도 소리가 맑아 들을 만 했다고 한다. 나이 30세가 되어도 얼굴은 16세의 어린 아이와 같았고, 뛰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성품이 좋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폭정시기에 접어든 연산군은 술 생각이 있어, 어느 날 미복(微服: 일반 민간인 복장)차림으로 숙부인 제안대군의 집에 찾아갔다. 술집서 만난 것이 요부(妖婦) 장녹수다. 이때부터 연산군은 장녹수의 치마폭에 묻혔고, 폭정의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드디어 그를 궁중으로 맞아 들여, 총애함이 날로 더 하더니, 그녀가 하는 말은 모두 들어 주었고, 숙원(淑媛: 후궁으로 종4품)으로 봉하였다. 이때 장녹수의 나이가 연산군보다 10살 위였다. 이어 권세와 미모를 이용하여 닥치는 대로 남자들과 정을 통하고, 마음껏 성생활을 누리다가 결국은 유배와 사형에 처하는 신세가 되었다. 연산군 역시 온갖 음행과 패륜행위를 일삼아, 국고를 탕진하며 기생가무단을 운영함으로 제왕으로서 절도와 위엄을 버리고 대신(大臣)의 아내까지 간통하다가 왕좌에서 쫓겨난다.

 속언에 ‘세상을 지배하는 자는 남성이지만, 그 남성을 지배하는 하는 자는 여성이다’라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지난 제3공화국 시절 26세의 정인숙 살인사건(1970년 3월)을 SBS가 ‘그것이 알고 싶다’고 한 내용을 보면, 그녀의 메모지에 정치인 26명의 이름과 숨겨진 아들이 있다고 한다. 근래에도 여성문제로 장관급 인사들의 낙마가 무성하다. 인간도 동물과 같이 본능(本能)이 있다. 그러나 동물과 다른 것은 이성(理性)이 있다. 즉 팡세는 ‘인간은 갈대와 같다. 그러나 그 갈대는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말하 듯이 지도자급 인사들은 매사에 있어서 투철한 이성으로 처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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