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9:26 (화)
도민이 지방선거서 주인 되려면…
도민이 지방선거서 주인 되려면…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2.02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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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칼럼 본사 전무이사
 설 연휴도 끝났다. 경남은 AI로 비상이 걸렸고 양극화, 청년 실업난, 경제위기 등으로 고향을 찾는 귀향객의 발걸음이나, 고향에서 이들을 맞이하는 부모 형제의 마음은 무겁기만 해 안녕하지 못했다. 4일부터 갑오년의 일상은 시작됐지만 양극화는 꼭짓점을 향해 치닫고 대립과 반목, 시기, 질투, 분열 등으로 증오의 칼날이 번뜩이고, 분노는 폭발직전인 기세다.

 자연은 끊임없이 인간을 시험하려 들고, 사회 구조나 국제사회도 끝 모를 갈등의 연속이다. 미풍이나 훈풍만 부는 세상이 아니라 때로는 거친 비바람이 부는가 하면, 삭풍이 살을 헤집기도 하는 게 인생사라지만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무엇 하나 안정된 게 없는 서민의 삶은 너무 팍팍하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다지만… 경제가 좋아졌다는 말은 들은 지는 너무 오래됐고, 사회도 이념논쟁 등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올 설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창궐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설을 앞두고 불거진 개인 신용정보 유출 파문과 신흥국들의 경제위기 파장은 설 민심을 더욱 흉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조선건국 후 11번째인 2014년 갑오년, 청마(靑馬)의 해를 맞아 고향 가는 길은 설레는 여정이고, 명실 공히 청마의 해로 바뀌는 데 대한 기대가 없을 수 없다. 뭔가 변혁의 큰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올해는 새로운 지방권력이 탄생하는 해다.

 그래서 새로운 희망을 가져보려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선도해나갈 일꾼을 제대로 뽑는다면 좀 더 안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6ㆍ4 지방선거는 변화와 재도약을 열망하는 민심 표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차기 총선과 대선을 위한 교두보 확보, 그리고 현 정부의 성패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선거 120일 전인 오는 2월 4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선거체제로 공식 전환할 계획이다. 정치권이 이번 지방선거의 풍향계나 다를 바 없을 설 민심의 향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664명, 기초의원 2천897명, 시ㆍ도교육감 17명의 새로운 지방권력이 탄생한다. 경남의 경우 도지사, 교육감, 18개 시ㆍ군 시장 군수, 광역의원 60명, 기초의원 259명을 선출 지방권력을 재편하거나 유지하게 하는 ‘장(場)’이다. 문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를 활성화시키고,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경남의 경우 미래 먹거리 창출, 피폐한 지방재정, 균형발전, 통합창원시는 공동화문제 등 복잡하기 짝이 없다.

 경남은 각종 현안이 산재해있는 만큼 진정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자세와 능력을 갖춘 일꾼을 뽑아야 한다. 하지만 너도나도 승천(昇天)을 꿈꾼다.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 의원이 되겠다고 나선 이들이 줄을 잇는다. 이를 두고 멸치ㆍ잉어ㆍ붕어ㆍ꼴뚜기ㆍ망둥이 모두모두 나왔다며 비꼬는 사람도 있다. 벌써부터 비룡의 기세를 과시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뱀인지 이무기인지 모르고 덤벼드는 사람들도 많다. 게다가 작은 일을 큰 체 하며 ‘잉어 국 먹고 용트림’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그런 예는 현직 단체장들에게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애매모호한 단체나 언론사로부터 이상야릇한 그저 그런 상을 받고도 상복이 터졌다고 자랑하는 단체장, 지역현안마저 해결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도시를 외치는 단체장, 전문가를 자처하면서 지나친 오만과 편견으로 직원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단체장, 부하를 무시하거나 부당한 지시로 인해 하극상을 일으키게 한 단체장 등도 배제되어야 할 대상이다.

 또 호의적 여론조성을 위해 특정단체나 언론 등에 혈세를 과다 지원한 단체장, 용비어천가만 불러달라는 단체장들 보다는 냉철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 나만의 야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도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사람, 지역발전을 위한 사람을 이번에 한번 잘 골라보자는 것이다. 더러 개천에서 용 난다지만 미꾸라지 용 될 리 없고 ‘용 될 고기는 모이 철부터 알아본다’ 했으니 ‘깜도 안 되는’ 후보 골랐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남도민 여러분. 비록 지금은 안녕하지 못하지만, 민주주의의 꽃, ‘투표’를 통해 제대로 된 일꾼을 뽑는다면 경남도민들이 다소나마 안녕해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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